[따끈따끈 새 만화] 춤의 천재 '스바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뇌종양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남동생 앞에서 필사적으로 춤을 추는 소녀. 하지만 동생은 죽고, 소녀에게 남은 건 오직 춤추는 것뿐.

작가 소다 마사히토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모두 천재적 재능을 지녔으며 불굴의 의지로 온갖 고난을 딛고 승리한다. 이번에 소개할 그의 신작 '스바루'에도 여지없이 그 공식이 들어간다.

'스바루'의 주인공 미야모토 스바루는 하늘이 내린 춤의 천재. 하지만 어릴 적 소중한 남동생을 병으로 잃은 아픔을 간직한 소녀다. 남동생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춤이 그녀가 살아가는 생의 의미가 된다.

현재 2권까지 나온 '스바루'는 1권 '병동의 지젤'에서 그녀가 춤을 추기 시작한 계기를 보여줬다. 2권 '괴물'에서는 그녀가 하늘에서 내려준 재능을 가지고 진정한 댄서의 길로 첫 발을 내딛는 시작을 그리고 있다.

우연히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싸구려 카바레 '팔레 가르니에'의 안무 지도가 히비노 이즈노가 그녀에게 발레를 가르쳐 준다. 세월이 흐르고 고교진학을 두고 고민하던 스바루는 '좋아하는 일'만을 하기 위해 본격적인 발레 수업을 받으려 한다. 그런 그녀에게 주어진 첫번째 과제는 바로 '백조의 호수' 명장면 '군무'. 여러 사람과 호흡을 맞춰 똑같이 추기 위해서는 눈이 아닌 몸으로 움직임을 느껴야 한다는 스바루. 안경에 매직을 칠한 채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고 거리를 걷는 위험한 특훈까지 한다. 그녀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은 잠들어 있던 무시무시한 춤의 재능을 깨어나게 한다.

땀과 격정의 '열혈만화' 스타일 그대로!

온 몸에 물 한 바가지 뒤집어 쓴 듯 땀을 흘리는 장면이나 레이저 빔이라도 뿜어져 나올 듯 강렬한 눈빛과 격정적인 동작, 표정의 그림체. 이런 스타일의 만화를 '열혈 만화'라고 부른다.

'스바루'의 작가 소다 마사히토는 전형적인 '열혈 만화' 작가다. 사이클 만화 '스피드 도둑', 청년 소방관 다이고의 활약을 다룬 '출동!119구조대' 등 그의 전작들은 '내일의 죠' '공포의 외인군단' 같은 열혈 만화의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스바루'도 마찬가지. 하지만 작가는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열혈 만화'의 주인공으로 여성을 등장시켰고 또 '열혈'과는 거리가 멀 듯한 '발레'를 땀으로 얼룩지게 만들어 전통 ‘열혈 만화’의 틀을 깨고 있다.

때때로 스바루의 극적인 삶을 연출하기 위해 보여지는 지나친 오버에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주인공 스바루의 춤에 대한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다음 모습이 궁금해진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스바루'는 충분히 '읽을만한 재미있는 만화'라고 말할 수 있다.

작가 소다 마사히토는…

68년 6월 18일생.
90년에 'GET ROCK'로 데뷔.
주요작품 '스피드 도둑', '출동 119구조대'
97년 '출동 119구조대'로 제 42회 소학관 만화상을 수상
현재 일본 쇼카쿠칸(小學館)의 ‘주간 빅 코믹 스피리츠’에 '스바루' 연재중.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