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로봇 첨단 기술전쟁 [3]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로봇기술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나 공상과학소설에서 볼 수 있었던 인간을 닮은 로봇이 현실화되고 있다. 밥 짓고, 청소하는 등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가정부 로봇’을 비롯 웨이터, 도우미, 경비 등을 대체하는 휴먼 로봇의 출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잠잠하던 세계 로봇계에 불을 당긴 것은 단연 일본 혼다가 선을 보인 아시모(ASIM O). 아시모는 1996년 개발한 휴먼 로봇 ‘P2’를 개량, 거의 완벽에 가까운 2족보행으로 잠자던 이 분야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동안 로봇계는 안전성을 내세워 2족보행 보다는 4족보행이나 바퀴를 이용한 이동방식을 선호해 왔었다.

그러나 혼다의 2족보행 로봇 개발은 배터리 소모 등 여러 가지 단점도 있지만 휴먼 로봇이 안팎으로 ‘로봇 인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제2의 기술도약을 의미한다. 그만큼 2족보행 기술은 세계 휴먼 로봇계의 과제였다.

이후 ‘외모’에서 ‘인간화’를 성공시킨 아시모를 필두로 일본은 소니, 세가 등 민간업체들이 중심이 돼 로봇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은 P2(96년 개발), P3(99년), 아시모(2000년) 등 1996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대공세에 한발 빼고 있는 형국. 다만 일본이 휴먼 로봇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동안 미국은 휴먼 인터페이스 부분이나 마이크로 로봇 등 전통적으로 강한 분야에서 꾸준히 기술개발을 선도하며 군사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대표적인 로봇은 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 선보인 키스멧(Kismet)과 코그(Cog). 두 로봇은 유아수준의 지능과 몸통에 두 팔과 머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몸짓이나 표정을 통해 인간과 상호 작용한다.

마이크로 로봇은 일부 의료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손바닥 크기의 스파이 로봇 등 대부분 군사용이다. 마이크로 로봇 분야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내시경 로봇 등도 상당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현승 KAIST 교수는 “마이크로 로봇의 경우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대부분 군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실제로 지난 걸프전 등 최근 벌어진 각종 국지전에서 미국의 군사 로봇기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과 중국 등도 최근 들어 로봇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독일의 마이크로테크놀로지연구소는 날개가 2개 달려 있으면서 무게는 0.5kg에 불과한 초소형 헬리콥터 로봇을 개발했다.

또 산업화가 급류를 타고 있는 중국은 국방과학기술대가 아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족보행이 가능한 ‘센싱저(先行者)’라는 휴먼 로봇을 개발, 로봇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바 있다.

아무튼 세계 로봇기술은 일본과 미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주도하는 가운데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와 최근 로봇기술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한국이 그 뒤를 부랴부랴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김영중 대덕넷 기자(happynews@hellodd.com)
자료제공 : 이코노미스트(http://www.econopia.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