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Serpic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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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루엣의 영화 '세르피코'는 경찰의 부패와 그것을 고발하는 젊은 경찰관 세르피코의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 오늘의 미국이 보여주는 국가쇠퇴의 증상에 경종을 가하는 작품이다.

주연을 맡은 알파치노에게 1973년도 골든글러브 최우수 주연남우상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여러모로 그의 후속작이었던 '스카페이스'나 '칼리토'와 닮은 꼴에 있기도 하다.

음악을 맡은 미키스테오도라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그리스 고유의 악기인 부주키를 사용하여 특이한 분위기를 전해 준 작곡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멜리나메르쿠리와 안소니퍼킨스가 열연한 영화 '페드라'의 음악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일요일은 참으세요'로 1961년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동료작곡가 마로스하지다키스와 함께 그리스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 추방되면서까지 용감히 싸운 행동하는 음악가, 반독재 투쟁의 선봉으로 전세계에 알려진 바 있다.

1925년 크레타 섬에서 태어난 미키스테오도라키스는 1950년대에는 파리에서 음악원을 다녔고, 그뒤에는 교향곡과 발레음악 작곡가로 활약했다.

1960년대에는 고국의 민속악기 부주키에 매료되어 관련음악을 작곡, 그리스의 민속음악 보급에 전력을 다하기도 했지만 다소 정치적성향을 지닌 그의 전력들은 정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 탄압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이 그리스를 대표하는 음악이라는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 영화 '세르피코'의 사운드트랙에서도 많은 곡들에 걸쳐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따스한 선율이 교차하는데 이 역시 민속적인 멜로디와 그리움을 중시하는 그의 개인적 성향이 드러나 있는 곡이라 하겠다.

타이틀곡인 'Theme From Serpico'는 이것을 증명하는 대표곡으로 한때 우리나라의 모 영화음악 방송 시그널뮤직으로 사용되어 많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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