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6% “대통령 최고 덕목은 소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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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 국민이 바라는 차기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소통’으로 조사됐다. 유권자의 46.4%가 ‘국민과 소통 잘하는 대통령’을 꼽았다. 이어 ‘국정운영 능력이 뛰어난 대통령’(27.2%), ‘사리사욕 없는 도덕적 대통령’(22.9%) 순이었다. 중앙일보-SBS-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가 20~23일 전국의 유권자 패널 1450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1차 대선 패널조사 결과다.

 가장 중요한 덕목 세 가지를 유력 대선 후보별로 0점에서 10점 사이의 점수로 매긴 결과 국정운영 능력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6.6점으로 가장 높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5.8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5.4점이었다. 도덕성과 소통능력은 안 원장이 각각 6.7점과 6.6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문 후보(6.1점, 6.0점), 박 후보(6.0점, 5.8점) 순이었다. 박 후보의 경우엔 소통능력, 안 원장의 경우엔 국정운영 능력이 각각 대선 가도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유권자들의 이런 평가는 각 후보의 향후 선거전략과 관련해 시사점을 준다. 우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대학생들과의 반값 등록금 토론 등 후보 당선 다음 날 시작된 박 후보의 적극적 행보는 소통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조만간 드러날 대선기획단 인선 등에서 더욱더 과감한 선택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 불식이란 과제를 안고 있는 안 원장의 경우 지지율 셈법을 넘어 어떤 형태로든 민주당과의 연합이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 가지 덕목 중 어떤 것에서도 강점을 나타내지 못한 민주당 문 후보는 물론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의 경우엔 존재감 강화가 급선무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325명)의 안 원장에 대한 지지율(44.3%)은 당내 후보 네 명을 합친 지지율(40.5%)보다 높았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564명)의 경우에도 안 원장에 대한 지지율은 42.7%에 달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 후보 네 명의 지지율 합은 17.4%에 그쳤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대선 경쟁에서 안 원장에게 밀려 존재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무당파에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25.3%였다.

 2012 총선-대선 패널조사는 총선 전후에 2회 실시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2월 대선 때까지 4회 더 실시될 예정이다. 할당추출방식을 통해 선정된 유권자 패널의 유지율은 72.5%다.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실시했고, 최대 허용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6%포인트다.

김준석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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