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페리 코모 작고

중앙일보

입력

여러 밀리언셀러 히트곡의 주인공이자 TV쇼의 고정출연자로 명성을 얻었던 왕년의 인기가수 페리 코모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자택에서 숙환으로 숨졌다.

코모는 오는 18일 89번째 생일을 맞을 예정이었다. 가족들은 코모가 딸, 증손자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잠이 들었다 숨졌다고 말했다. 이탈리아계로 본명이 피에리노 롤란드 코모인 그는 펜실베니아주 캐넌스버그에서 태어나 방과후 아버지가 운영하던 이발소에서 잡일을 거들다 14세에 스스로 이발소를 차렸으나 곧 미국에 몰아닥친 대공황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코모는 그러나 노래 실력이 알려지면서 30년대초 클리블랜드의 한 악단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고 인생의 전기를 맞게 된다. 코모가 유명밴드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한 40년대 이후 쏟아낸 히트곡들은 라디오와 음악 자판기격인 주크박스의 단골메뉴가 됐다.

그는 또 50년대 TV 버라이어티 쇼에 고정출연하면서 이같은 형태의 프로그램이 유행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최근까지도 앨범을 내는 왕성한 활동을 벌이면서 이지리스닝 음악을 방송하는 라디오 방송에서는 변함없는 인기를 누려왔다.

코모는 45년 최초의 밀리언 셀러인 '시간의 끝까지(Till the End of Time)'를 발표한 이래 '사랑의 포로(Prisoner of Love)', '아빠는 맘보를 좋아하신다네(Papa Loves Mambo)' 등을 히트시켜 빙 크로스비, 프랭크 시내트라 등과 함께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48년 NBC의 '체스터필드 만찬클럽 (Chesterfield Supper Club)' 출연으로 TV에 데뷔한 이래 63년까지 TV 버라이어티 쇼에 고정출연했으며 이후에도 크리스마스 특집 등 TV 특집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다.

코모는 70년대 들어 '그것은 불가능해(It's Impossible)', '그리고 나는 당신을정말 사랑해요(And I Love You So)' 등을 발표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렸으며 94년에는 3곡의 히트곡 모음 CD를 냈다.

(주피터 인렛 비치 콜로니 <미국 플로리다주>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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