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안철수, 이제와 대선 자신없다 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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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교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재야 원로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만난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백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범야권 원로 모임인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가 23일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자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안 원장은) 백 교수를 만났다”며 “사회 원로들의 말씀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통화에서 “시점은 밝힐 수 없지만 두 분이 만나 진지한 말씀을 주고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을 돕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도 이날 JTBC에 출연해 “국민이 ‘이제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준비가 안 돼도 못한다. 국민께 구체적인 정책을 말씀드릴 수 있는 시기에 (출마 선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현재로선 시기를 못 박기 힘들다”고 했다.

 백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원탁회의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아주 소통이 없었던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이 이제 와서 ‘나는 도저히 자신 없으니 물러서겠다’고 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며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일단 나와서 판을 키우고 돕는 게 맞다”고 했다.

 

원탁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안 원장은)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이 지났고 민주세력의 공동 승리에 확실한 공헌을 할 책임이 있다”며 “자신의 생각과 동행집단에 대한 검증과 피드백을 활발히 수용하고 다른 진보개혁 세력과의 협력 방안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원장은 이날 강원도 춘천을 찾아 60~70대가 운영하는 ‘우리기름 방앗간’을 찾았다. 노인 일자리에 대한 해법을 고민한다는 명분에서다. 13일 20~40대 여성 독서모임, 16일 전주 한국폴리텍대학(취업 준비생), 21일 서울 은평구 자활센터 방문에 이은 네 번째 민생 행보다.

접촉 대상이 노인, 여성, 청년 등 사회·복지문제의 이해당사자다. 지역도 서울, 전북, 강원 등 전국으로 확대돼 있다. 정치권에선 이를 기획된 대선 행보로 받아들인다. 유 대변인도 “앞으로도 삶의 현장에서 절절한 국민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안 원장은 이날 우리기름 방앗간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봉하마을을 방문하고 이를 문재인 의원이 바람직하고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게 국민이 원하는 정치라고 생각했다. 두 분 다 쉽지 않지만 필요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양원보 기자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 재야 원로 인사들이 주축이 된 모임. 4·11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과 최근 종북 논란을 일으킨 통합진보당 간 야권연대 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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