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10대기업 키우자] 주력산업 변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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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도성장 과정에는 시대별로 주력산업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기반기술이 허약했던 1960년대는 섬유.합판.가발처럼 노동집약적 경공업 위주의 시기였다. 70년대엔 중화학 공업 육성책에 따라 세제.금융지원이 집중된 화학.철강.자동차.조선 등이 급성장했다.

과도한 투자와 과잉경쟁이 성장의 발목을 잡자 80년대 들어 산업합리화 정책을 통해 투자 조정을 추진했다. 엔화 강세 등 대외여건도 호전돼 지금 한국경제를 먹여 살리고 있는 자동차.전자.조선 등의 국제경쟁력이 갖춰졌다.

90년대 들어서자 반도체가 새 주역으로 떠올랐고, 2000년대엔 IT 및 연관 산업이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주력산업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압축 성장을 하다보니 정부가 특정 산업을 집중 지원하는 과정에서 차입 의존 경영이나 정경유착 등 적지 않은 문제를 낳았다.

기업.금융기관들이 외형은 급성장했으나 내부엔 부실이 쌓이다 보니 97년 외환위기의 원인(遠因)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산업정책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차세대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여전히 가치있는 선택" 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이제는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소측의 지적이다.

전통 제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IT 등 유망 분야를 놓치면 지속성장이 불가능하다. 차세대 유망산업을 발굴해 경쟁력을 키우고 초기시장에 빨리 진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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