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AL의 케빈 말론' 랜디 스미스

중앙일보

입력

텍사스 레인저스의 팬들이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팀에게 바랬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여러 전문가들의 말은 제쳐두고라도 팬들이 진정 원했던 것은 최악의 성적을 올린 투수진의 개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구단주는 근시안적인 흥행몰이만을 생각했고, 그 결과는 최악의 성적으로 나타났다. 결국 레인저스는 팬이나 전문가들의 말을 들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팀이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최근 디트로이트 지역신문인 '디트로이트 프레스'지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올 시즌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예상을 깨고 타자를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거스의 랜디 스미스 단장은 프레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98년드래프트에서 제프 위버, 애덤 페티존 같은 투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으므로 올 시즌에는 상위드래프트를 투수가 아닌 타자를 선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팬들의 생각은 다르다. 현재 타이거스의 마이너리그 시스템에는 네이트 코네조, 셰인 룩스, 애덤 페티존 등의 투수가 있지만 강력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부족하지 않느냐는 걱정이다.

또한 현재 로테이션에 있는 스티브 스팍스, 데이브 말리키, 브라이언 몰러의 경우를 보더라도 마운드가 높지 않은 타이거스가 투수력 보강에 소홀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스미스 단장은 최근 팀의 마이너리그가 놀라울만큼 탄탄해졌으며 투수력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팬들은 '나름대로 건실하다'던 레인저스 마운드의 모습을 남의 일로 보지 않고 있다.

팬들이 스미스 단장의 이러한 자신감에 의혹을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그가 후안 곤잘레스 트레이드로 인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곤잘레스의 영입으로 타이거스는 프랭크 카탈라노토, 게이브 케플러, 저스틴 톰슨 등 뛰어난 유망주들을 잃었으며 곤잘레스는 성적향상은 고사하고 팀워크을 깨는 주범이 됐다.

또한 비교적 적은 액수로 붙잡을 수 있었던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를 방치했으며 팀의 리더였던 브래드 어스머스를 트레이드하는 실수를 범하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아메리칸리그의 '케빈 말론(전 LA 다저스 단장)'이라는 별명을 얻어야 했다.

노모의 최근의 대활약이나 트레이드로 데려온 미치 멀루스키와 크리스 홀트가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을 끝낸 것은 단장의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팬들이 이것을 용납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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