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명성 확보, CEO보상 개선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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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너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고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 강봉균 원장은 11일 경총 주최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영조찬세미나에서 `주식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투명성 확립과 CEO인센티브 제고 방안'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CEO(최고경영자)에 대한 보상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국내 기업의 저평가 원인에 대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은 한국기업의 낙후된 지배구조 때문에 기업가치가 24%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구조개혁의 70∼80%는 CEO의 역할에 달려 있는데 국내 재벌기업은 오너가 CEO에게 실질적인 경영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삼성SDI와 LG전자는 최근 각각 e-삼성 관련지분 매입과 LG텔레콤에 대한유상증자 참여로 주식가치가 떨어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강 원장은 투명성 제고와 관련, "기업지배구조 확립이 지배주주의 이익에 배치된다는 사고를 버려야 한다"면서 "불투명경영에 의한 오너의 사익이 투명경영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이익보다 크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사외이사 제도가 전문성과 독립성이 미흡한 점을 감안, 독립적 선임과 기능강화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사외이사의 경영감시 활동에 대한 정보공개를 추진하는 한편 집중투표제 의무화로 소수주주에 의한 이사선임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소액주주의 권리행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집단소송제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고 강 원장은 강조했다.

강 원장은 경영자에 대한 법적책임은 크게 늘었지만 98년 기준으로 국내 CEO의 평균급여는 미국의 107만달러, 싱가포르 55만달러 등에 크게 못미치는 15만달러에 불과한 형편임을 지적하고 책임과 역할에 상응하는 보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공기업부터 경영자에 대한 스톡옵션 등을 부여하는 동시에 연간 보수를 성과에 연동시키는 인센티브 방안을 시행해야 하며, CEO의 급여 수준과 급여방법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책임경영 확립을 위해 지배주주 및 경영자의 위법행위에 대한 형사적 법집행을 강화하는 한편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을 포함한 공기업부터 국적과 무관하게 유능한 경영진을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앞서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세계화의 도전과 한국경제외교의 방향'이라는 강연에서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인 만큼 찬반 논란은 무의미하며 세계화의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 강구가 중요하다"면서 "세계적 차원, 지역 및 국내차원에서 동시에 문제해결 노력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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