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잦은 푼돈 입.출금 '기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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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가에 고객들의 잦은 푼돈 입.출금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퍼져가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계좌유지 수수료, 소액예금 무이자제 등에 이어 자유저축예금을 폐지하거나 저축예금으로 통합하는 은행이 늘고 있는 등 소액.단기거래에 대한 거부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예치기간별로 2.0∼4.0%의 이자를 주던 자유저축예금을 폐지하고 다음달 24일부터 2.0%의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저축예금으로 통합할 예정이며 지난달부터 자유저축예금의 신규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도 2.0∼5.0%의 예치기간별 차등금리를 적용하던 자유저축예금을 2.0%의 일괄금리 적용이 가능한 저축예금으로의 통합일정을 7월초로 잡아놓고 있다.

조흥은행은 다음달 10일부터 예치기간에 따라 2.0∼4.0%의 금리를 적용하던 자유저축예금을 기간이 아닌 금액별 1.0∼3.5%의 금리를 적용하는 저축예금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하나.주택.서울은행 등은 이미 자유저축예금을 저축예금에 통합해 1.0∼2.0%의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자유저축예금은 자유로운 입.출금과 예치기간별 최고 4.0∼5.0%의 금리적용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은행들은 잦은 소액 입.출금의 이자 계산을 위한 전산비용이나 비교적 높은 금리적용에 따른 부담을 들어 잇따라 폐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부터 한빛은행은 일부 예금의 당일 잔액이 50만원 이하일 경우, 서울은행은 3개월 평잔이 20만원 이하일 경우 각각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무이자 통장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국민.주택.하나은행도 이를 뒤따랐다.

또 제일은행은 지난 1월부터 보통예금 등 4개 예금의 월 평잔 합계액이 10만원에 못미칠 경우 매월 2천원의 계좌유지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소액.단기거래 기피는 서민들의 은행문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청소년 저축장려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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