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藥 춘추전국시대…이름보다는 가격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내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가격을 앞세운 비아그라 복제약(제네릭)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다. 불과 3개월 만의 일이다. 현재 비아그라 제네릭들은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70%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대신 기존 오리지널 제품의 매출은 큰폭으로 줄어들었다.

비아그라 복제약 출시에 오리지널 수난

21일 IMS데이터와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분석한 결과, 한미약품의 팔팔정이 2012년 2분기에만 1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오리지널 제품인 비아그라(화이자)의 매출액 74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특허 만료 직전인 올해 1분기까지만해도 비아그라는 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가격과 다양한 제형을 앞세운 복제약 공세에 전체 매출의 20% 이상이 줄어들었다.

비아그라 뿐만이 아니다. 비아그라 복제약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다른 오리지널 발기부전 치료제의 매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시알리스(릴리)는 역시 올해 1분기 80억원에서 70억원대로 12% 줄었고, 자이데나(동아제약) 역시 54억원에서 46억원으로 매출이 14% 감소했다.

빠른 속도를 강조한 제피드(JW중외제약)도 올해 1분기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에 안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8억원대로 주저앉았다.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 직후 제형을 바꾼 엠빅스(SK케미칼)는 그나마 선전했다는 평가다. 기존 제품은 올해 1분기 6억원대에서 5억원으로 줄었지만 새로운 제형은 17억에서 19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매출이 가장 많이 떨어진 제품은 레비트라(바이엘)다. 레비트라는 같은기간동안 33%이상 매출이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8억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지만 비아그라 제네릭 출시 이후 5억원대로 줄어 고전했다.

코마케팅 품목 역시 비아그라 제네릭의 공세를 피하지 못했다. 엠빅스의 코마케팅 품목 브라본토(얀센)와 레비트라 코마케팅 푸목 야일라(종근당) 등은 실적 하락폭이 각각 35%와 25%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비아그라 복제약도 '부익부 빈익빈'

비아그라 복제약 제품이라고 인기가 많았던 것은 아니다. 비아그라 복제약 제품군 사이에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다.

독보적인 실적을 올린 제품은 한미약품의 팔팔정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형을 앞세운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에만 177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비아그라 제품군에서 팔팔의 시장점유율은 63.6%를 차지할 정도다. 오리지널 제품인 비아그라는 26.7%에 불과하다.

반면 나머지 복제약 제품군은 같은기간 매출 10억원도 채 올리지 못했다. 아예 매출을 올리지 못한 제약사도 많다. 한미약품을 제외한 비아그라 복제약 제품의 전체 시장 점유율 10% 정도에 불과하다.

팔팔에 이어 복제약 제품에서는 매출 2위를 차지한 것은 대웅제약의 누리그라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이 7억원으로 한미약품 팔팔의 십분의 일도 안된다.

이 외 비아그라 복제약의 매출은 더 처참하다. 해라그라(CJ제일제당) 4억원, 프리그라(진양제약) 3억원, 불티스(서울제약) 2억원, 일양실데나필(일양약품) 2억원, 해피그라(삼진제약) 1억원, 프리야(근화제약)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나머지 제품들은 1억 이하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값부담이 커 약을 쪼개먹던 사람들이 저가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두고 비아그라 복제약 제품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기기사]

·발기부전藥 춘추전국시대…이름보다는 가격 [2012/08/21] 
·[FOCUS] 네트워크병원들, MSO전환ㆍ대형화 승부수 [2012/08/20] 
·코데인, 소아가 사용할 땐 최소용량·최단기간 지켜야 [2012/08/20] 
·"의료분쟁조정, 의사들의 왜곡된 시선 안타까워" [2012/08/20] 
·소아 10명 중 7명은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行 [2012/08/20] 

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