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루이스 곤잘레스 '벌써 홈런 16개'

중앙일보

입력

2001시즌 홈런왕은 과연 누가 될까?

시카코 컵스의 새미 소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크 맥과이어? 아니면 신시내티 레즈의 켄 그리피 주니어?

이들은 지난 수년간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속에 치열한 홈런경쟁을 벌여오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홈런타자들이다.

그러나 올시즌 두번째달로 접어들면서 현재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다크호스가 어둠을 박차고 뛰쳐 나오고 있다.

바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좌익수 루이스 곤잘레스(33)다.

지난 90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그동안 홈런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곤잘레스는 불과 한달여가 지난 현재 무려 16개의 홈런을 뿜어내 내로라하는 거포들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곤잘레스는 지난 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15호 홈런을 날린데 이어 8일 레즈전에서도 3회 우측 담장을 넘기는 통쾌한 솔로홈런을 작렬시켜 올시즌 16개째를 기록했다.

곤잘레스는 이틀 연속 홈런으로 지난달 5백홈런 대기록을 세웠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거포 배리 본즈(14개)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강타자 카를로스 델가도(12개) 등 경쟁자들을 떼어놓고 독주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32경기에서 16개의 홈런을 날린 곤잘레스가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올시즌 8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곤잘레스를 눈여겨 보고 있던 팬들은 그의 이같은 기록이 결코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땅속에서 불쑥 솟아난 것이 아니라 대기만성형의 끝없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라고 말한다.

데뷔 첫해 타율 .190에 단 1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던 곤잘레스는 98년까지 애스트로스에서 컵스, 다시 애스트로스 그리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을 전전하는 동안 타율 .300(93년)과 홈런 23개(98년)가 개인 최고기록일 정도로 대단한 타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곤잘레스는 데뷔 10년째인 99년 다이아몬드백스로 옮기면서 비로서 방망이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적 첫해 타율 .336에 26홈런을 때려내 팀 중심타자로 자리잡은 곤잘레스는 지난해 비록 타율은 .311로 다소 떨어졌으나 31개의 홈런을 작렬시켜 비로서 홈런타자로서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특히 곤잘레스는 지난해 성적부진으로 팀이 침체에 빠지자 부단한 연습과 인화로 타선을 이끌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유일하게 1백62게임에 모두 출장, 부지런함과 성실성을 인정받았다.

비로서 30세를 넘어선 나이에 타격에 눈을 뜨고 연일 홈런포를 뿜어내고 있는 곤잘레스.

올시즌 맥과이어, 그리피 주니어 등 거포들의 부진으로 실망하던 팬들은 인고의 10년 세월을 보내고 늦은 나이에 연일 불꽃타를 뿜어내고 있는 곤잘레스의 모습을 경이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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