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수근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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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도루왕 3연패를 향해 쉬지 않고 뛰고 있는 `대도' 정수근(두산)이 결정적인 순간에 욕심을 부려 팀 패배를 불렀다.

10일 한화전에서 도루 2개를 추가, 17개로 이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정수근이 승부처이던 7회 도루에 실패하며 팀의 2-3, 패배를 자초한 것.

팀이 2-3으로 근소하게 뒤지던 7회말 두산 공격. 선두타자로 나선 정수근은 깨끗한 좌전안타로 1루를 밟았고 김민호의 얕은 우익수플라이 때 상대의 허를 찌르며 2루까지 내달았다.

이 때만 해도 3회 김민호와 더블 스틸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던 정수근의 빠른 발이 승리의 주역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안타 하나면 홈에 들어올 수 있는 1사 2루에서 팀내 최고 타율(0.346)로 타격 6위에 올라있고 이날도 2안타를 기록 중인 장원진 타석에서 정수근은 무리한 3루 도루를 감행했고 결국 조경택의 날카로운 송구에 횡사했다.

장원진은 곧바로 좌전안타를 뽑아내 동점 기회를 날려버린 아쉬움은 더욱 컸다.

정수근은 9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와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고 김민호의 희생 번트로 2루에 진루한 뒤 다시 한번 장원진과 더블 스틸로 2사 2.3루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속타 불발로 결국 `지은 죄'를 만회하지는 못했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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