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즉흥무용축제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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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무대장치도 작품 제목도 없다. 무대 위에는 오로지 무용수들의 즉흥 연기뿐이다.

제1회 임프러비제이션(Improvisation) 페스티벌이 열린다. 오는 15-1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대학로 문예회관 소극장. 현대무용가 최상철(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강사)씨가 주도하는 즉흥 무용제다.

18일에는 재독 무용가 김윤정씨, 손인영 전 서울예술단 무용감독, 안신희 상명대 강사, 현대무용가 이윤경씨, 이정희 중앙대 교수와 최상철씨가 출연한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무용.연극.마임.전통무예 등 각 예술 분야의 전문가 30명이 즉흥 연기수업을 하고 16일 이중 일부가 무대에서 작품을 발표한다.

예술적 감성에 수학적 두뇌까지 동원해 작품을 짜는 데 익숙한 안무자들에게 이런 접근은 당황스럽고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최씨는 8일 "출연자들은 아무 계획없이 당일의 상황, 현장의 감흥에 의해 즉흥공연을 한다"며 "안무의 최초 단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에서 임프러비제이션은 이미 자리잡힌 장르이다.

미국에는 유명한 임프러비제이션 축제가 정례화해 안무가나 무용수의 등용문이되기도 한다.

이 분야 무용수들은 규격화하고 잘 짜여진 작품,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주입되는작품에 반발, '탈 극장.탈 형식'을 부르짖으며 즉흥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고 인간적으로 관객과 교감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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