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고종수 왼발, 또 승패 갈랐다

중앙일보

입력

또 다시 고종수(23.수원 삼성)의 왼발끝이 승패를갈랐다.

9일 수원경기장에서 열린 2001프로축구 아디다스컵 결승 1차전.

고종수는 팽팽한 0의 행진이 계속되던 후반 22분 오른쪽 페널티지역 바로 앞에서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로 골네트를 흔들며 선취골을 넣어 팀이 2-0으로 승리하는데 주역이 됐다.

자신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은 국가대표팀의 거스 히딩크감독에게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골감각도 절정에 올랐음을보여준 순간이었다.

고종수의 왼발끝에서 승패가 갈린 것은 비단 이날 결승 1차전뿐만은 아니었다.

4강진출의 고비가 됐던 안양과의 예선 마지막경기에서 절묘한 프리킥으로 1-0승리를 이끌어 팀을 본선토너먼트에 올려놓았고 전북과의 준결승전에서는 두번이나 왼발의 가치를 입증하며 팀을 결승으로 견인했다.

이날 결승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수원 승리의 필수요건으로 고종수의 맹활약을꼽은 반면 부산은 고종수를 꼼짝못하게 막아야만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던 고종수는 부산 수비수들의 타이트한 수비까지 이어지면서 다소 고전하기도 했으나 심재원의 순간적인 방심을 틈 타 결승골을 작렬, 역시 `무서운 아이'라는 닉네임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했다.(수원=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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