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두산, 5시간 45분 대혈전끝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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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라이벌' LG와 두산이 5시간45분간에 걸친 프로야구 역대 최장시간 혈투를 벌였으나 끝내 3 - 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6일 잠실에서 벌어진 LG - 두산전은 연장 15회까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이며 라이벌전의 진수를 보여줬다. 오후 2시1분 시작한 경기는 해가 저물어 조명탑에 불을 켠 채 계속됐고 15회말 두산 공격이 끝났을 때 전광판 시계는 오후 7시46분을 가리켰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6월 3일 구덕운동장에서 5시간23분 동안 연장 12회까지 치렀던 롯데 - 해태전 최장시간 경기 기록을 약 19년 만에 갈아치웠다.

두 팀은 투수 6명씩 투입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총력전을 펼쳤다. 기선은 두산이 잡았다. 두산의 우즈는 1회말 잠실구장 좌측 관중석 최상단 난간을 맞고 운동장 밖으로 나가는 1백45m짜리 초대형 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6회말에도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백40m짜리 2점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LG는 8회초 권용관의 희생플라이로 3 - 3 동점을 만든 뒤 9회말 2사 1, 2루 위기에서 두산 장원진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좌익수 김재현의 정확한 홈 송구로 2루 주자 홍원기를 홈에서 잡아냈다.

LG 중견수 이병규는 10회말 두산 이종민이 1사 1, 2루 찬스에서 중전안타를 때리자 빨랫줄 같은 홈 송구로 두산 대주자 전상열을 홈에서 아웃시켜 또 한번 팀을 패배 직전에서 구했다.

두 팀은 최장 경기시간뿐 아니라 한 경기 최다 타석(1백27타석), 경기 최다 투구수(5백7개) 등 각종 진기록을 수립했다.

대전에서 열린 롯데 - 한화전에서는 한화가 10회말 송지만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5 - 2로 승리했다. 해태 - SK의 인천 경기에서는 해태가 홍세완의 홈런 두발에 힘입어 5 - 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6회 등판한 해태 박충식은 1과3분의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2년8개월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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