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별 전문할인점 쑥쑥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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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할인점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양판점이란 이름으로 시작한 전자제품 전문 할인매장 '하이마트' 와 '전자랜드21' 이 급성장하고 있다. 부엌가구 전문회사로 알려진 한샘은 유통업체를 표방하고 나섰다. 가구나 전자제품 등 한 분야의 제품을 모아 싸게 팔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자는 것이다.

전문점이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자 가전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대리점의 시장점유율은 해마다 10%포인트씩 줄고 있는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한샘(http://www.hanssem.com)은 1997년 초 인테리어 쇼룸이란 이름으로 가구전문매장을 열었다. 1천5백평 안팎의 매장을 방배동.논현동.분당 등 세곳에 마련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가구의 85%는 한샘이 만든 게 아니다. 3백여 중소가구회사에 주문해 만든 제품을 한샘 브랜드를 붙여 파는 것이다.

한샘은 현재 전체 매출의 50%를 유통에서 올린다. 앞으로는 자체생산의 비중을 더욱 낮추고 가구 유통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2005년까지 국내 매장을 20개로 늘리고 일본과 중국에도 대형 매장을 낼 계획이다.

전자제품 양판점 하이마트(http://www.e-himart.co.kr)는 올 1분기(1~3월) 매출액이 3천2백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나 증가했다. 지난해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전자제품 시장점유율이 25%에 달했고, 올해는 28%로 올라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한다. 전국 매장을 올해 2백35개에서 내년엔 3백개로 늘릴 계획이다. 전자랜드21(http://www.etland.co.kr)은 54개인 매장을 내년 말까지 1백개로 늘릴 방침이다.

반면 가전회사 대리점의 시장점유율은 99년 50%에서 지난해 40%로 낮아진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백화점들도 가전제품 매장을 줄이고 있다.

전문 할인매장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기존 유통업체보다 값이 싸다는 매력 때문이다. 또 여러 회사의 제품을 다양하게 취급하다 보니 값을 비교하기가 쉬운 장점도 있다.

서울여대 한동철(경영학과)교수는 "미국 백화점들은 대부분 고급의류 중심으로 꾸며져 있으며 가구.전자제품.문구 등은 전문 할인매장에 거의 다 빼앗겼다" 며 "우리나라도 전문유통업체의 신장세가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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