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옛말, 청약 대부분 3순위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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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청약은 대부분 3순위에서 마감된다. 분양 초기 50% 이상 계약되는 단지는 거의 없다.

서울 동시분양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도권에서 살지만 투자는 서울에 하겠다는 풍조가 퍼지고 있기 때문.

대우건설 서종욱 이사는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아 금융비용을 빼고 투자이익을 남기기는 어려워졌다" 며 "수도권은 '실수요자 시장' 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참조

◇ 청약 3순위 마감 굳어진다〓올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이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서울 이외의 지역은 대부분 3순위에서 겨우 청약자를 채운다.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3순위 청약을 권유하는 경우도 흔하다. 3순위는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2백만~3백만원 청약금만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가수요가 많다.

지난달 용인 상현.보정.신갈과 고양시 식사동 등지에서 3천여가구가 쏟아졌지만 1순위 청약자는 고작 3백여명에 그쳤다.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고양시 대화동의 '아이파크' 32평형 뿐이었다.

이들 단지는 계약금 인하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 대출 등의 매력적인 분양조건을 내걸었지만 수요자 마음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분당 신도시 이매동 하나공인중개업소 이정금씨는 "수도권은 3순위까지 기다려도 청약 기회가 있고 초기 미분양이 많아 통장을 쓸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고 전했다.

◇ 수도권에 살면서 투자는 서울에〓경기도에 살면서 청약통장을 서울 동시분양에 활용하겠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주거 비용은 줄이되 투자수익은 서울에서 얻겠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서울 동시분양분에선 5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고, 분양 초기 1천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는 단지가 속출하는 등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반면 수도권은 로열층에 3백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는 단지가 일부 있을 뿐 입주 때까지 금융비용도 챙기기 어렵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수도권에선 투자 수요가 줄고 있는 반면 미분양분을 구입하는 실수요자가 많다" 고 말했다.

◇ 수도권 청약 전략〓수도권에서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투자 수익을 안겨줄 단지가 한정돼 있는 까닭이다.

택지개발지구에 있거나 단지 규모가 1천가구 안팎인 아파트라면 일단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지하철이나 전철망이 있으면 더없이 좋다.

주변에 미분양 물량이 적고, 부유층이 사는 기존 아파트가 많은 곳이면 금상첨화다.

견본주택의 화려함에 현혹돼 아파트를 고르면 후회할 수 있다.

공급 물량은 충분하므로 건설업체별 분양계획을 미리 챙긴 뒤 최적의 단지를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성종수 기자sjssof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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