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돼지가 연예인 자리 넘보네

언젠가 김대중 대통령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으로 '동물의 왕국' 을 꼽은 적이 있다. 그렇듯 방송계에는 "동물 관련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온다" 는 속설이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 봄 프로그램 개편과 더불어 동물들이 주말의 일부 주요 시청 시간대를 차지했다.

6일 첫 방송하는 SBS의 'TV 동물농장' (일.오전 9시50분) 은 동물 전문 프로그램을 자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동물의 생태를 다룬 자연 다큐멘터리나 '이런 특이한 동물도 다 있네' 식의 프로와 달리 동물의 행태 분석, 동물과 인간의 감정 교류 등을 살핀다.

'도전 순수의 왕국' '동물세계대탐험' '기상천외 동물탐구' 등의 코너가 마련됐다.

첫 회는 여성 조련사가 어미로부터 버림받은 아기 사자를 키우는 과정,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서식하는 펭귄들의 생로병사, 경찰견의 후각 분석 등으로 꾸몄다.

박두선 PD는 "동물들은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절대로 안 하기 때문에 연출에 어려움이 많다" 며 "동물원의 동물보다 사람과 함께 사는 동물들을 다루게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KBS2 '비디오챔피언' 도 방송 시간을 오후 5시로 옮겨 이름을 '쇼, 파워비디오' (첫 방송 6일) 로 바꾸고 '애니멀피아' 코너를 신설했다. 이 코너에선 탤런트 김민희가 아기 돼지를 키우는 모습을 두 달간 내보낸다.

톡톡 튀는 신세대의 이미지가 강해 쉽게 정이 느껴지지 않을 듯한 김민희가 미니어처 피그라는 흑돼지를 키우며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설정이 이색적이다.

작가 신현경씨는 "사람들이 돼지를 식용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프로를 보면 돼지야말로 최고의 애완동물임을 알 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MBC '목표달성 토요일' 도 인기 코너인 'god의 육아일기' 후속으로 댄스그룹 쿨이 애완견을 기르는 '쿨의 동물농장' 을 5월말부터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