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유산 603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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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작년 `왕자의 난'이후 유동성 위기의 계열사에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등 재산이 줄어 603억여원의 재산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의 유족들은 유산 603억원 가운데 상속세 50%를 뺀 약 302억원을 상속받을 전망이다.

특히 정 명예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아 관련법률에 따라 미망인인 변중석 여사가 302억원 가운데 43억2천만원을 상속받고 나머지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7명의 생존 자녀와 타계한 정몽필, 몽우씨 가족이 나눠 갖게 된다.

변 여사를 제외한 이들 상속인은 28억8천만원씩을 균등하게 나눠 상속받을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이 남긴 재산의 세부 항목을 보면 ▲현대중공업 38만6천843주 등 335억원어치의 현물 주식 ▲청운동 자택 등 98억원어치의 부동산 ▲현대건설 회사채 150억원어치 ▲현금 및 예금 20억원 등이다.

그러나 시세에 따라 가치가 변동되는 현물 주식과 부동산이 대부분을 차지해 유족들이 받을 유산의 실제 가치도 변동할 수 밖에 없다.

한편 한 때 수 조원에 달했던 정 명예회장의 재산이 예상밖으로 이처럼 줄어든것은 타계 직전 현대건설 지분 15.8%를 무상증여하는 등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를 지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2∼3년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침체, 현물자산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도 유산이 600억원에 불과한 이유로 분석됐다.

정 명예회장의 재산은 지난 95년 미국 포브스지 추정 5조원에 달했고 99년에만해도 보유주식 가치만 4천700여억원이었다.(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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