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수록' 김재희 6년만에 홀로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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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 이승철, 박완규의 공통점은? 뛰어난 가창력으로 가요계를 누빈 이들은 모두 록그룹 부활의 보컬 출신이다. 김종서는 초대, 이승철은 2대, 박완규는 부활의 다섯번째 보컬로 활동하며 입지를 다졌다.

최근 부활 출신의 또 다른 실력파 보컬이 홀로서기에 나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인공은 부활의 4대 보컬 김재희. 3, 4집에서 활동한 그는 지금도 록그룹으로는 전무후무한 80만장 앨범 판매고를 올린 '사랑할수록'을 열창했던 바로 그 가수다.

3집 발매 당시 '사랑할수록'의 녹음만을 마치고 요절한 형 김재기를 대신해 부활에 합류한 뒷얘기는, 노래 못 지 않게 팬들의 심금을 울렸었다.

6년의 공백을 딛고 무대에 돌아온 김재희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며, 음악을 떠나 번민했던 고단한 삶이 밴 감성은 한층 성숙하다. 하지만 부드러운 틀 속에 유연하게 담아낸 음악은, 쉽지 않았을 많은 변화를 보여준다.

록커로 사랑 받았던 그의 첫 솔로 앨범 '레터(Letter)'는 발라드가 주류. 타이틀곡 '포 유(For You)'를 시작으로 수록곡 10곡 중 7곡이 발라드다. 원곡의 감동보다는 덜하지만, 부활 시절의 히트곡 '사랑할수록' 역시 풍부한 현악사운드를 더한 팝 발라드로 바꿔 불렀다.

'포 유'는 '투 헤븐' 등 조성모의 히트곡을 썼던 이경섭이 만든 작품. 세상을 떠난 연인을 그리는 비가다. 여명, 장만옥 주연의 새 영화 '소사리토(Sosalito)'의 장면들로, 미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낸 뮤직비디오가 아름답다.

황영미 작사, 황세준 작곡의 '그 땐…'은 가장 돋보이는 노래. '너 없는 사랑' '친구의 연인' 등 김재희가 직접 쓴 곡들은 걸출한 보컬을 앞세운 발라드 가수로서의 그의 음악적 행보를 예감케 한다. 포크록 '어떤날은', 경쾌한 리듬의 '모놀로그', 테크노 풍의 댄스 '이별로 끝나는 사랑' 등은 앨범의 지루함을 던다. 역시 부활 출신인 '선배' 아티스트 서영진이 프로듀싱을 맡아 재기를 도왔다.

이달말 경 새 앨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김재희는 다음주부터 방송 등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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