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날개접은 영원한 독수리 이상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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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프로야구 최고령 투수 이상군(39.한화)이 오랜 비상을 끝내고 날개를 접었다.

한화는 이상군 플레잉코치가 체력에 부담을 느끼고 후배들에게 기량을 펼칠 길을 열어주기 위해 은퇴하기로 결심했다고 3일 발표했다.

전날 해태전에서 1이닝동안 홈런 1개 포함, 2안타 2볼넷으로 2실점한 이상군은경기 직후 이광환 감독과 상의한 끝에 은퇴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에 프로 통산 13번째이자 최고령 10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린 이상군은독수리 둥지에서만 통산 100승 77패 방어율 3.30 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남기고 다이아몬드를 떠났다.

86년 빙그레(한화 전신)에 입단한 이상군은 데뷔 첫 해부터 4년 연속 두자릿수승리와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일약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90년부터 6시즌동안 92년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도 10승 고지에 오르지못하는 긴 부진의 늪을 헤매다 승리없이 3패만을 기록한 96년을 끝으로 은퇴의 길로들어섰다.

이듬해 코치 연수차 미국으로 건너갔던 이상군은 99년 당시 이희수 감독의 부탁으로 플레잉코치로 현역에 복귀, 5승을 거두며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단 1승만을 올리며 100승을 채운뒤 선수생활을 지탱해주던 목표가 없어진 탓인지 이후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다시 은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번에는 이광환 감독이 부실한 마운드의 원군으로 청해 노장은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밖에 없었던 것.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었는지 올시즌 1패만을 안고 고전하던 중 결국 중도하차한 이상군은 앞으로 최동원 투수코치와 함께 1군에서 후배지도에만 열중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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