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지난 시즌 챔프 현대 원기 회복

중앙일보

입력

`우승 후유증'에 시달리던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가 전열을 재정비했다.

시즌 초반 공동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현대는 2일 SK전을 5-3 승리로 장식하는 등 최근 9경기에서 7승을 올리는 무서운 상승세로 팀 순위를 공동 4위(13승11패)까지 끌어올렸다. 선두 삼성과도 불과 2경기차. 최근 현대가 보여주고 있는 전력은 투타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한 시즌 팀최다승(91승)을 경신한 지난해의 위용과 버금간다.

지난 9경기의 팀 타율(0.293)과 팀 방어율(3.13)은 모두 지난해 성적(타율 0.278 / 방어율 3.64)을 웃돌며 8개 구단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원동력은 얼굴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팀 방어율 1위(3.82)를 질주하고 있는 철벽 마운드. 에이스 정민태를 일본으로 보내고 든든한 `허리'였던 조웅천도 SK로 트레이드한현대는 믿었던 지난 시즌 공동 다승왕 김수경과 임선동마저 극심한 난조에 빠져 시즌 초반 연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팀내 최다승(3승)을 거두고 있는 믿음직한 용병 테일러와 지난 시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벌써 2승을 올린 전준호(2승)의 활약에다 조웅천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는 신철인, 김홍집의 선전으로 철벽 마운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팀의 시즌 타율은 0.258로 바닥권이지만 팀 홈런 1위(35개)의 장타력에다 유독 찬스에 강한 집중력을 앞세워 공격력이 가파르게 지난 해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 홈런왕이자 최우수선수(MVP) 박경완은 3할을 웃도는 타율에 연일 아치를 그리며 팀 동료 박진만과 함께 홈런 공동 2위(7개)로 뛰어올랐고 심각한 `타이틀 후유증'에 빠져 있던 타점왕 박재홍도 특유의 파워 배팅으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현대의 상승세가 더욱 무서운 것은 아직까지 투타의 핵이 슬럼프에 빠져 있는데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다는 것이다.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허리부상으로 2군에 떨어진 임선동이 복귀하고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는 지난 시즌 타격왕 박종호와 `이적생' 심정수가 제 모습을 찾는다면 언제든지 선두 탈환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되살아난 현대가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뀌는 초반 상위권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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