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05년 발생할 12대 IT 뉴스

중앙일보

입력

수익모델의 부재로 위기에 부닥친 닷컴은 어떻게 될까. 회의론에 휩싸인 차세대 이동통신(3G.IMT-2000)은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요동치고 있는 IT산업을 바라볼 때마다 드는 궁금증이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는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2005년으로부터의 회고' 라는 제목의 분석자료를 최근 발표했다.

내용은 '2005년에 IT분야에서 발생할 12가지의 놀라운 일들' 을 가상 시나리오로 짚어본 것. 예컨대 ▶PC의 '왕좌유지' ▶ 'e' 의 금의환향(錦衣還鄕)▶3G 이동통신에 대한 2G, 2.5G의 승리▶인터넷 광고의 부활▶광대역의 성장부진 등이다.

이같은 내용은 2001년 현재의 IT기술 흐름과 비교하면 '예상을 뒤엎는' 것들이지만, 인터넷.미디어.통신 등 8개 산업분야의 내로라하는 전세계 애널리스트들이 짚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적지 않다.

'한번 챔프는 영원한 챔프!'

인터넷 접속수단으로 휴대폰 등 여러 대안이 등장하면서 PC가 서서히 대체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여전히 가장 우수한 접속도구로 남는다. PC 제조업체들이 1980, 90년대처럼 다른 업체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규모의 경제' 를 실현하기 때문이다.

또한 초고속통신망 등의 발달로 PC가 단순히 인터넷에 접속하는 수준을 넘어 가정 내 네트워크의 중추로 떠오른 것도 PC가 '왕좌' 를 유지하는 또다른 이유다. PC는 이제 집에서 전등.가전제품 등 수많은 도구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가정의 서버' 역할을 한다.

한때 '꿈의 이동통신' 이라 불리며 주목받았던 3G는 손님 끌기에 실패한다. 한국.일본 등 일부지역에서는 3G가 빨리 받아들여지겠지만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아직도 2G, 2.5G의 기술이 득세한다. 무선인터넷에서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는 e-메일과 채팅인데 3G는 이 분야에 있어서 이전 기술보다 훨씬 나은 기능(속도.편리성)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래픽기능 향상에도 불구하고 이용요금이 너무 비싸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실패한다.

초기엔 새로운 분야, 특히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유선에서처럼 급팽창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빗나갔다.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다른 것과 호환되지 않는 '그들만의 서비스' 를 제공하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 전략을 썼기 때문이다.

2000년까지 미국기업으로 도배됐던 세계 최대의 인터넷 회사 목록에 다른 나라의 업체가 오른다.

강력한 후보자는 유럽과 아시아. 인터넷 이용자 증가, 통신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이들 회사는 미국에 있는 자국 언어권 이용자를 공략한다.

많은 투자가들은 5년 전만 해도 e-커머스가 경제성이 있는지 회의를 품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스타가 됐다. 미국 가구의 60%가 e-커머스를 쓰는 등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90년대 말 집중됐던 투자가 결실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효과가 의문시됐던 인터넷 광고도 기술향상과 무선인터넷 발달로 광고주가 고객에 다가가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이밖에 ▶광대역의 성장지체▶광대역을 확산시키는 유무선기구▶하이브리드(온+오프라인)업체의 도약▶판매자-구매자 사이의 중개인의 생존▶온라인에 대한 정부의 간섭 강화▶각 산업에서의 순탄치 않은 인터넷 활용 등도 '예상을 뒤엎는' 변화로 선정됐다.

김창규 기자teente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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