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주부 감성 자극하는 뮤지컬 ‘메노포즈’

중앙일보

입력

‘메노포즈’로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는 노사연.

“사연아, 역시 너는 멋지다. 너의 새로운 도전은 또 한번 너를 성숙하게 할거야. 넌 역시 매력적이고, 모두들 너에게 반하고 말거야. 마이네임 이즈 노사연.”

“은하야, 네 인생의 뮤지컬 첫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모든 것이 지금 시작인 걸 알지? 진심으로 사랑한다. 마이 네임 이즈 이은하.”

노사연, 이은하 두 여성 가수가 자기 자신을 위해 편지를 썼다. 지난달 27일, 뮤지컬 ‘메노포즈’ 개막에 앞서 열린 쇼케이스 현장에서다. 이들이 선언한 ‘마이 네임 이즈’ 캠페인은 뮤지컬 ‘메노포즈’의 올해 슬로건이다. 중년여성들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여자로서 유쾌한 인생을 즐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어지는 시간은 포토타임. 그들은 연신 굴곡 있는 배를 감추느라 정신이 없었고 흔들리는 팔뚝 살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좌중을 빵빵 웃음짓게 하는 그들의 친숙함, 하지만 그러면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던 그들의 표정에선 ‘여자’로서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두 여성 가수 노사연·이은하의 첫 뮤지컬 도전

‘메노포즈’, 폐경기 그리고 갱년기를 뜻하는 단어다. 극은 일종의 선언이다. “내 몸은 폐경기인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열리기 시작한다!”는 120분간의 외침인 것이다. 시작은 백화점 란제리 코너에서 우연히 만난 4명의 주부의 속옷 쟁탈전이다. 속옷 하나를 두고 옥신각신하던 그들은 하나 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으면서 공통의 고민을 찾는다. 그것은 바로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불치의 병, 폐경이다. 그들은 폐경이 가져다 준 고통에 대해 하나 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나 혼자 앓고 있던 병이라 생각했던 기억력 감퇴, 발열, 홍조, 성욕 감퇴·증가 등이 우리 모두의 병이었음을 깨닫게 된 그들. 뮤지컬은 이들의 공감과 위로 속에서 중년 여성들의 희망에 대해 논한다.

“아까 한 이야기도 잘 기억 나지 않는 시기라 대사와 동작을 외우는데 고생 깨나 했다”는 노사연은 “뮤지컬에 나온 증상이 내 증상과 매우 똑같아 공감했다”며 뮤지컬 출연 소감을 밝혔다. 올드 미스 이은하 역시 처음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만 해도 ‘폐경기? 나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메노포즈’를 연기하며 오히려 ‘이것들이 다 폐경 증상이었구나’라고 느꼈다는 그는 “나는 아닌 줄 알았던 그 얘기가 곧 내 얘기더라”며 내용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노사연은 이에 덧붙여 “여성이면 누구나 다 그 시간이 오는데, 이 때를 끝이라 생각하지 말고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라 생각하라”며 현장에 참석한 중년 여성들을 다독였다. 이은하도 “이 시기를 감내하는 엄마들의 힘은 위대하다고 생각한다”며 “주부들이 이 뮤지컬을 보고 자기 자신의 이름을 찾아서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을 느꼈으면 한다”고 노사연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2005년 국내 초연 이후 전국 31개 도시를 누비며 40~50대 주부들의 감성을 꾸준히 자극해온 뮤지컬 ‘메노포즈’는 올 여름 더 화끈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쇼케이스 현장에서 빛났던 파워풀한 가창력과 화려한 입담이 뮤지컬 무대에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그들의 뮤지컬 첫 도전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날의 쇼케이스는 갱년기 여성 가족들에게 고하는 노사연의 긴 당부로 끝을 맺었다. “여자들에겐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하고, 뭘 봐도 시큰둥한 시기가 있어요. 갱년기는 아픈 것이 거든요. 근데 그때 ‘엄마 왜 신경질 내’ ‘당신 왜 짜증이야’ 이러면 여자들은 갈 데가 없어요. 다시 여자로 새로 태어나는 과정에서 남자가 함께 고개를 끄덕여주고 어깨를 토닥거려 줄 때 여자는 거기서 위로를 받고 치유가 된다는 것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7일) 막을 올린 뮤지컬 ‘메노포즈’는 10월 28일까지 CGV팝아트홀에서 관객과 마주한다. 로젠빈수석과 VIP석 8만원, R석 6만원, S석 4만원이고, 인터파크와 예스24에서 예매 할 수 있다. 특히 무대와 가장 가까운 로젠빈수석을 예매하면 풀무원 건강기능식품 상품 패키지를 받을 수 있다.

▶ 문의=02-744-4334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 사진="뮤지컬해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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