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집착하면 경기위축 심화"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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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물가 오름세는 공공요금 인상 등 공급 측면의 요인이 크므로 한국은행이 물가상승률에 집착해 통화정책을 펼 경우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세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은 25일 '중심(core)인플레이션율의 새로운 측정방법과 근원 인플레이션율' 이란 연구보고서에서 "1998년 5월부터 총수요 측면에선 인플레이션 요인이 없었으므로 통화 당국이 돈을 풀어도 별 문제가 없었다" 며 이같이 강조했다.

朴위원은 "올해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은 공급 측면인 환율과 공공요금 인상이므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경우 소비가 늘어 물가상승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 이라며 "자칫하면 금리를 내려야 할 때 내리지 않아 오히려 경기를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 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물가는 곡물 이외의 농산물과 석유를 제외한 '근원물가' 로 연간 상승률을 3% ±1%로 묶는 것이 목표다. 올 1분기 근원 물가상승률은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같은 4.2%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의 경우 대중교통요금.의료보험료 등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이 소비자물가 상승에 42% 정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일 연구위원은 "공공요금 인상 등 공급측면의 인플레이션이라 하더라도 결국 수요 측면을 자극하게 마련이어서 통화 당국은 이를 감안한 통화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김원태 금융통화운영위원은 "인플레이션 요인이 공급 측면에 있다고 해도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통화량이나 금리를 잡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송상훈.이상렬 기자 mod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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