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인 로봇정찰기 태평양 횡단 시험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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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스롭 그루먼사가 공군을 위해 개발한정찰용 무인 제트기 "글로벌 호크(Global Hawk)"가 사상 처음으로 태평양을 횡단하기 위해 22일 캘리포니아주에서 호주까지 시험 비행에 나선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무인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는 이날 새벽 캘리포니아주의모하비 사막에서 이륙, 22시간반 동안 약 1만3천760km를 비행한 후 호주 애들레이드부근의 공군기지에 착륙할 예정이다.

지난 1998년 처녀 비행에 나선 후 최장 30시간의 비행기록을 갖고 있는 글로벌호크는 날개길이가 약 35m에, 직경 약 1.2m의 안테나와 고도 6만5천피트(약 1만9천500m) 상공에서 승용차와 픽업 트럭을 식별할 수 있는 망원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기체 무게의 60%에 달하는 1만5천 파운드의 연료를 적재하는 글로벌 호크는 이륙후 일반 상업용 항공기보다 2배나 높은 고도에서 시속 약 640km로 비행하며 지상의 요원들은 이 로봇 정찰기가 사전에 프로그램된 항로를 따라 비행하는 동안 감시만 할 뿐 통제는 하지 않는다.

노스롭 그루먼사가 지난 7년간에 걸쳐 개발한 이 정찰기는 기지를 출발, 최장 2만2천400km까지 비행하면서 24시간동안 목표물에 대한 레이더와 흑백영상 등을 수집한 후 귀환토록 설계됐으며 지금까지의 개발비는 총 7억5천여만 달러에 이른다.

이 무인 정찰기는 지난 1960년 첩보임무 수행중 옛 소련에 의해 격추된 유인 U-2 정찰기와 비견되는 것으로 주로 정찰용이지만 지난 1일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군 전투기와 충돌한 후 하이난다오(海南島)에 억류되어 있는 미 해군 EP-3E 정찰기에 설치된 것과 같은 도청장비도 장착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노스롭 그루먼사는 지금까지 5대의 글로벌 호크를 제작, 그중 1대는 지난 1999년 비행중 사고로 내보낸 비행중지신호를 수신한 후 추락했으며 현재 2대를 제작중이다.

22일 실시되는 시험비행은 지난 1928년 3발 엔진의 포커기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호주까지 사상 처음으로 태평양을 횡단한 것을 기리기 위해 "남부 횡단(Southern Cross) Ⅱ"로 명명됐는데 만일 성공할 경우, 로봇 항공기로서는 가장 먼 거리를 비행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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