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화끈거릴 땐 찬 우유나 냉수 찜질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피서가 절정이다. 폭염을 피해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까맣게 탄 얼굴, 푸석해진 피부, 껍질이 벗겨진 팔과 다리. 바캉스는 즐겁지만 자칫 방심하면 피부는 혹사당하기 십상이다. 평소에 아무리 관리를 잘한 사람이라도 바캉스 기간을 무방비 상태로 보낸다면 피부는 전쟁을 치른 것과 다를 바 없다. 기미·점·깊어진 주름으로 주인에게 대들지도 모른다. 공들여 가꾼 피부를 망치는 건 한순간이지만 피부 재생을 위해서는 6개월 이상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바캉스 시즌 피부 관리법을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사진) 원장에게 들었다.

-피서지에서 잘 생기는 피부질환은 어떤 게 있나.
“가장 많은 것이 일광화상(sun burns)이다.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붉어지면서 화끈거린다. 물놀이를 하는 등 딴 곳에 정신이 팔리면 화상으로 인한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물집이 생길 때까지 진행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얼굴에는 어떤 증상이 생기나.
“자외선은 얼굴의 색소 성분을 점점 더 진하게 한다. 감춰졌던 주근깨·기미·점·잡티 등이 피부 표면으로 올라와 피부색이 칙칙해진다. 자외선은 콜라겐도 파괴한다. 피부가 탄력을 잃고 늘어지게 된다.”

-피부를 상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햇빛이 강렬한 휴가지에선 SPF‘50’, PA지수는 ‘+++’이라고 표기된 차단제를 바른다. SPF지수란 자외선B(UVB)를 차단하는 지수인데, SPF지수 1당 약 10분의 차단력을 가진다. SPF 50짜리는 약 500분, 즉 8~9시간 정도 차단 효과를 갖는다. 하지만 이 시간대로 지속력을 갖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땀에 의해 차단제가 씻겨 내려가거나 피부가 차단제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한 번 바를 때마다 1mL(대추알 한 알 정도)를 바르고 2~3시간마다 덧발라야 차단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PA지수는 자외선A(UVA) 차단지수다. PA지수는 PA+ PA++ PA+++, 세 가지로 ‘+’가 많을수록 차단이 잘된다. 차단제는 햇빛에 나가기 30분 전에 발라야 코팅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물놀이를 할 때는 전신에 차단제를 다 발라야 하나.
“그렇다. 성인의 경우 전신에 60mL 정도(소아는 30mL)를 발라야 한다. 60mL면 보통 차단제 한 통 분량인데, 너무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실험 데이터와 논문에 의하면 하루에 그 정도는 발라야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물에서는 일반 차단제보다 워터프루프(방수)제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물에 덜 씻겨 내려가기 때문이다. 20분간 물에 들어간 후 15분 건조하고 다시 20분간 건조 후 15분을 건조했을 때 50% 정도 차단해 주는 효과가 있다. 즉, 워터프루프 자외선 차단제라도 100% 차단 효과가 있는 게 아니므로 수시로 덧바르는 게 좋다.”

-얇은 긴 옷을 입는 사람도 많은데.
“햇빛에 민감한 사람들은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도 좋다. 요즘 스포츠 전문 용품점에 가면 자외선 차단용 옷이 많이 나와 있다. 기본적으로 옅은 색보다 진한 색이 차단 효과가 더 크다. 검은 옷은 흰 옷에 비해 1.5배 차단 효과가 크다고 한다. 그 밖에 UV 차단 기능이 있는 모자·선글라스·양산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유리창을 통해 자외선의 90%가 투과된다. 검은 태닝 유리는 70%가 투과된다. 커튼을 치더라도 40% 정도가 투과되므로 오랜 시간 창문으로 햇빛을 받는 것을 피해야 한다.”

-피부가 화상을 입어 화끈거릴 때 휴가지에서 할 수 있는 처치법은.
“찬 우유나 냉수로 20분간, 하루 서너 번씩 찜질을 해 피부를 진정시킨다. 오이·알로에 같은 것도 즉석에서 썰거나 갈아서 붙이면 진정 효과가 있다. 감자를 갈아 붙이거나 레몬즙을 섞는 사람도 있는데,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요즘 애프터선케어(after suncare) 제품도 판매되는데,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콜드(cold)크림 같은 피부 연화제를 하루 3~6번 정도 바르면 따끔거림과 붉은 기운을 가라앉힐 수 있다. 온몸에 일광화상을 입었다면 하루 서너 번씩 20분간 찬물에 몸을 담그면 도움이 된다. 화상을 입은 부위의 껍질이 벗겨진다면 그대로 둔다. 손으로 벗기면 손상이 심해지고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물집은 그대로 두고 병원에 와서 터트리고 소독하는 게 안전하다.”

-휴가 뒤 받으면 좋은 피부 시술은 어떤 게 있나.
“가장 간단한 시술로는 스케일링을 추천한다. 치아 스케일링처럼 피부 바깥 층만 얇게 벗겨낸다. 얼굴을 칙칙하게 하는 묵은 각질을 벗겨내 화사하고 촉촉하게 만든다. 휴가기간 열(자외선)을 많이 받아 피부 탄력이 떨어졌다면 ‘펠레베’라는 시술도 좋다. 피부 진피 층에 열을 전달해 콜라겐을 생성시켜 피부를 탄탄하게 만든다. 주름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어두워진 피부가 걱정이라면 이온자임 치료를 받는다. 비타민 A·C·E와 베타카로틴·AHA 등 피부 영양제를 각질층 안으로 다량 침투시켜 피부를 밝게 한다. 기미가 많이 올라왔다면 ‘옐로 토닝’ 시술을 권한다. ”

배지영 기자 jyb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