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4년만에 LPGA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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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한국시간) 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 최종라운드가 열린 프랑스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 클럽(파72). 박인비가 16번홀(파4)에서 버디 기회를 맞았다. 중간합계 14언더파로 펑샨샨(중국)과 공동 선두인 상황. 박인비는 3m짜리 퍼트를 성공시키며 치열한 우승 경쟁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후 17, 18번홀 마저 버디로 장식한 박인비는 마지막 날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승부는 치열했다. 경기 막판까지 선두권 선수들의 쫓고 쫓기는 공방전이 이어졌다. 박인비는 13번홀까지 나탈리 걸비스(미국)와 카리 웹(호주)에 1타 앞섰다. 하지만 4위를 달리고 있던 펑샨샨이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박인비의 막판 집중력이 위력을 발휘했다. 박인비는 마지막 3개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쳤다. 특히 물오른 퍼트감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을 발했다. 박인비는 최종라운드에서 단 22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위기도 있었다.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던 14번홀(파3)에서는 티 샷이 왼쪽으로 밀리며 타수를 잃을 위기를 맞았다. 보기 하나에 순위가 크게 뒤바뀔 수도 있던 상황이었지만 박인비는 약 11m짜리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위기를 극복해 냈다.

경기 후 박인비는 “4년 만에 거둔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 올 시즌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실수를 하면서 우승을 놓치곤 했었다. 나흘 내내 퍼트가 너무 잘 돼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4번홀에서 위기를 맞았지만 긴 퍼트를 성공시키며 위기를 탈출했던 게 승부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위기를 극복하고서 경기가 더 잘됐다”고 말했다.

2위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카리 웹이 차지했다. 전날 1위였던 루이스는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로 선두 박인비에 2타 차로 패했다. 노장 카리 웹도 마지막 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선전을 펼쳤다.

김효주(대원외고2)의 아마추어 돌풍은 세계 여자 골프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3라운드에서 3위까지 치고 올랐던 김효주는 이날 정교한 아이언 샷감을 앞세워 버디만 4개를 잡아냈다.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기록한 그는 최종합계 14언더파로 펑샨샨, 나탈리 걸비스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박세리(KDB)는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로 단독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일희(볼빅)는 마지막 날 3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0언더파로 베라트리즈 레카리(스페인), 폴라 크리머(미국)와 함께 공동 9위에 자리했다.

최종합계 8언더파를 기록한 이미나(볼빅)가 공동 16위에, 합계 7언더파를 기록한 박희영(하나금융)이 공동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인경(하나금융)과 양희영(KB금융), 이미림(하나금융), 서희경(하이트진로)은 최종합계 6언더파로 공동 24위에 자리했다.

오세진 기자 seji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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