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가제' 논쟁 다시 고개 들어

중앙일보

입력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던 ''도서 정가제''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쇼핑몰 인터파크의 서적부문인 북파크(http://www.bookpark.com)가 12일 일부 베스트셀러 서적에 대해 신간으로서는 이례적인 40%의 할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북파크는 13일부터 『2001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과 『아주 오래된 농담(박완서 저) 』『상도(최인호 저) 』 등을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기타 서적도 정가보다 25~50% 싸게 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6일 한국출판인회의와 예스24.알라딘 등 주요 서점이 합의한 ''10% 할인+5% 마일리지'' 제도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주요 인터넷서점과 교보.영풍.종로 등 대형서점의 온라인 사이트들은 이 합의에 따라 이미 10% 할인판매에 들어간 상황이다.

인터파크의 강철 북파크 담당 전무는 "가격은 업계의 자율적인 경쟁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며 "앞으로도 소비자를 위해 높은 할인폭을 유지할 것이며 이미 충분한 양의 책을 확보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알라딘 등 주요 인터넷서점과 대형서점들도 일단은 합의안을 유지하지만 추가할인을 강행하는 업체가 많다면 이에 따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예스24(http://www.yes24.com) 이강인 사장은 "10% 할인제는 출판계와 인터넷서점들이 어렵게 합의한 것" 이라며 "이를 파기한 것은 옳지 않으며 앞으로 북파크의 판매동향 등을 살펴 대응하겠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8개월 가까이 끌어오다 최근 일단락되는 듯 했던 도서할인판매 문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교보문고와 출판인회의 등은 출혈경쟁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마땅한 제재수단과 대안이 없어 각계의 자성을 촉구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난 10일부터 ''인터넷 교보(http://www.kyobobook.co.kr)'' 에서 10% 할인을 실시하고 있는 교보문고의 위성계 홍보팀장은 "전에 20~30%를 할인해도 적자를 면치 못한 온라인 서점이 40%를 할인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고 비난했다.

이승용 한국출판인회의 정가제문제분과위원장은 "온라인서점의 10%할인은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출판유통문화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차선의 대안이었다" 면서 출판유통계가 ''제살깎기 연쇄경쟁'' 으로 갈 위험성을 경계했다.

배영대.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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