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사장에 김순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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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을 많은 시민들이 부담없이 즐겨 찾는 '열린 문화광장' 으로 만들겠습니다. 문화예술이 특수한 계층의 전유물이 돼서도 안되겠지만 대중화라는 미명 아래 공연의 수준과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

김순규(金順珪.54)신임 예술의전당 사장은 11일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예술의전당의 하드웨어는 국제적 수준인데 반해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실정" 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전속단체를 두지 않더라도 코리안심포니.국립오페라단.국립합창단.국립발레단 등 상주단체를 준(準)전속단체 수준으로 활용해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 고 말했다.

1972년 당시 문화공보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金사장은 91년 예술진흥국장 시절 오페라하우스 완공 과정을 감독하면서 예술의전당과 첫 인연을 맺었다.

문화부 차관으로 있을 때는 예술의전당에 4개 예술단체를 옮겨오는 작업을 진두 지휘, 상주단체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그는 "외국 유명 공연장과 비슷한 적정 수준의 재정자립도는 유지하겠지만 상업성에 치중하거나 공공성을 무시하면서까지 자립도를 높이는 데 연연하지는 않겠다" 며 "실현 불가능한 허황된 구호를 내세우기보다 내실을 기하는 쪽을 택할 것" 이라고 경영방침을 소개했다.

음악당.오페라하우스.미술관 등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전국 공연장의 모범이 되는 것은 물론 국제적 수준의 예술센터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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