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드리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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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축구 대표팀이 평가전에서 잇단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런던에서 올림픽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중앙포토]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이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남자축구 대표팀은 런던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스위스·가봉과 B조에 편성됐다. 26일(한국시간) 멕시코, 30일 스위스, 8월2일 가봉과 차례로 격돌한다. 대회는 16개국이 4개 조로 나눠 치르는 조별리그 각 조 1, 2위가 8강에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 축구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48 런던 올림픽과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거둔 8강이다. 대표팀은 한국 축구 숙원인 사상 첫 메달 획득을 노린다. 꿈이 아니다. 홍명보 사단은 역대 올림픽팀 중 최고 전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U-20) 월드컵부터 홍 감독과 호흡을 맞춰 온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과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 등 황금세대가 주축이다. 여기에 기성용(23·셀틱)과 남태희(21·레퀴야) 등 A대표팀 멤버들이 합류했다. 와일드 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박주영(27·아스널)과 정성룡(27·수원), 김창수(27·부산)도 가세했다. 2009년 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위에 머문 아픔을 발판 삼아 한층 성숙한 지도력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팀은 본선을 앞두고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지난 14일 서울에서 뉴질랜드를 2-1로 꺾었다. 21일 영국 허츠에서 세네갈을 3-0으로 완파했다. 세네갈전에서는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메달 가도에 청신호를 켰다. 박주영과 기성용이 공격 선봉에서 골 결정력 문제를 해소했다. 특히 병역기피 논란을 겪은 박주영은 속죄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홍정호(23·제주)와 장현수(21·FC도쿄)가 부상으로 낙마해 걱정했던 수비진도 김영권(22·광저우 헝다)과 황석호(23·히로시마)가 무실점으로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반면 B조 상대국들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어수선한 모습이다. 멕시코는 영국 단일팀을 꺾었지만 최근 스페인·일본에 연패했다. 공격수 콤비인 세르단 샤키리(21·바이에른 뮌헨)와 그라니트 샤카(19·묀헨글라드바흐)가 소속팀 반대로 합류하지 못한 스위스는 지난 18일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가봉도 베이스캠프가 오스트리아로 갑자기 변경된데다 최근 온두라스·아랍에미리트와 평가전에서 1무1패에 그쳤다.

축구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상대를 만난 한국이 8강을 넘어 메달권에 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팀은 8강에 오르면 A조 영국·우루과이·세네갈·아랍에미리트 중 한 팀을 만난다. 토너먼트 단판 승부에서 절대강자와 절대약자는 없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도 메달 획득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도 최근 종목별 메달 예측 기사에서 브라질과 멕시코가 각각 금, 은메달을 차지하고 한국이 스페인,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3위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 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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