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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례나 정신병원 입원… ‘무면허’ 유죄 판결 받은 장병두옹 만나 병 고쳐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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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호 03면

12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했던 김지하 시인은 ‘현대판 화타’로 불리는 장병두(106)옹을 만나 병을 고쳤다. 그러나 장옹은 무면허 의료행위로 기소됐고 얼마 전 대법원 최종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김 시인은 몹시 분개하고 있다. “환자가 낫는 게 중요하지 허가 여부가 뭐가 대수요. 서양의 첨단 과학이 거듭된 오류로 회의에 빠져 있는데도 우리는 거기에만 매달리니, 참 한심해요.”

김지하가 경험한 ‘백두산 의학’

그를 치료한 의술의 뿌리는 ‘백두산 의학’이란다.

독립운동가 임학이란 이가 백두산 천지에서 천부경(天符經)을 토대로 공부해 터득한 이 의술의 원리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천(天)·지(地)·인(人) 체계에다 물(水)과 달(月)을 융합하는 이치”란다. 장옹은 바로 임학의 제자. “장옹이 연로해 우리의 훌륭한 전통 의술이 이대로 사라질까 걱정이에요.”

장옹은 최근 원주시 판부면 백운산 기슭에 10여만 평을 구입해 약초를 재배 중이다. 이곳을 택한 이유는 “한반도 기운이 강원도 쪽으로 몰리고” 있어서다. 인삼밭이 홍천·횡성 쪽으로 옮겨지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란다. 이들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곳은 백운산~치악산~박달재 일대. 이곳에는 정감록(鄭鑑錄)에도 나오는 천등산·지등산·인등산이 있다. 천지인이다. 세 산 모두 밑으로 강과 개천이 흐른다. 물이다. 주변엔 또 소월리·대월리·원월리라는 마을이 있다. 달이다. 천지인과 물, 달이 어우러져 기운이 넘치는 땅이어서 약초를 심으면 약효가 뛰어나다는 얘기다. “장옹이 말하는데 올겨울 어린이들에게 엄청난 돌림병이 돈대요. 마야 달력이 올 12월 21일로 끝이라잖아. 대침묵의 시대가 오는 거지. 그래서 한반도 생명의 땅인 이곳에서 아이들을 살릴 약초를 재배 중이래요.”

이게 끝이 아니다. 충청의 단강과 강원도 섬강이 경기도 남한강에서 만나는 지역, 그곳에 또 달 마을이 있는데 영서지방 최초의 선창이 있었던 곳이란다. 근방엔 고려 개국의 왕건이 복원한 화엄종 범천사 터도 있다. 박달재에서 문막~여주 벌판까지. “이 일대가 한반도의 중심지이자 미래의 신시(神市)예요.” 김 시인의 맺음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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