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이 거듭난 팜 - 바이저 딜럭스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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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설치는 간단한 편이다. 일단 USB 포트가 있는 PC나 노트북에 크레들을 연결하고 설치 CD를 통해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바이저 USB 드라이버와 함께 팜 데스크탑 소프트웨어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개인 정보 관리 프로그램(PIMS: 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Software. 아웃룩 2000 등이 그 예이다)으로 팜과 PC의 정보를 서로 이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한다. 이제 핫싱크를 할 때마다 PC를 통해 설치되거나 입력된 데이터는 바이저 딜럭스로, 그리고 바이저 딜럭스를 통해 입력된 정보는 PC로 전송된다. 이처럼 PDA와 PC가 서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므로 PDA는 PC 없이 단독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


팜 데스크탑 소프트웨어 v4.0

바이저의 OS는 버전 3.1H으로 USB 핫싱크와 스프링보드 모듈을 지원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의 팜 IIIe 등에 설치된 팜 OS 3.1과 외형상의 큰 차이는 없으며 플래쉬롬이 아닌 마스크롬에 내장되어 있어서 OS 전체의 업그레이드는 불가능하다. 단지 패치 형식을 통해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끔 되어있으며 OS 버전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므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편리하게 쓸 수가 있다. 한글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팜 OS 3.1용 한팁 라이트닝이나 세스한, 디오펜 등을 사용하면 된다.

바이저의 특징 중 하나는 오리지날 팜에 비해 내장된 프로그램의 수가 더 많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개선된 스케쥴 관리 프로그램인 DateBK3와 전 세계 각 지역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CityTime, 그리고 공학용 계산기 등이 포함된다. 그냥 프로그램이 번들된 것이라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런 팜용 어플리케이션을 별도로 구입할 경우 각각 20-35불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는 꽤 괜찮은 발상이다.


DateBk3. 스케쥴 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세계 시간을 보여주는 CityTime

그렇다면 팜 IIIxe나 팜 Vx, 그리고 컴팩트플래쉬 확장 슬롯을 가진 TRG Pro과 비교해서 꼭 바이저 딜럭스를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일단 일반 팜들은 시리얼 포트를 이용해서 핫싱크를 하게 되는데 동기화시켜야 하는 데이터의 용량이 4MB가 넘을 경우 시간이 수십 분에서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처럼 긴 핫싱크 시간에 적응이 되면 별로 상관이 없지만 어쨌든 상당히 성가신 일이다.


CF 슬롯을 갖춘 TRG Pro

그러나 바이저 및 바이저 딜럭스는 OS 차원에서 USB 포트를 통한 통신을 지원해서 성격이 급한 유저들에게 각광을 받게 되었다. 핫싱크를 너무 자주 하면 전력 소모가 커져서 금방 배터리를 교환해주어야 하긴 하지만 어쨌든 세계 최초로 USB 핫싱크를 지원한 팜 호환 기종이라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백업 스프링보드 모듈의 모습

또 바이저는 백업이나 MP3, 게임, 바이저폰(핸드폰 모듈) 등의 각종 스프링보드 모듈을 설치할 수 있게 해 주는 스프링보드 슬롯을 가지고 있는데,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폼팩터인 컴팩트플래쉬가 아닌 자사 고유의 포맷을 개발했기에 다소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시간이 흐르면서 스프링보드 슬롯은 꾸준히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유선 모뎀, 무선 모뎀, 바이저폰(299불 짜리 GSM 셀룰러폰 모듈), MP3 플레이어, 디지털 레코더, GPS, 스마트미디어 어댑터, 16MB 플래쉬 모듈 등이 발매되면서 서서히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사실 자사에서 만든 PDA 전용 확장기기의 종류를 이처럼 다양하게 준비할 수 있었던 원인도 핸드스프링의 저력 덕분이라고 해야겠다.

예승철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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