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상장사 작년 4분기 실적악화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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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하강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상장사들은 지난해4.4분기에 실속없는 ‘속빈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키움닷컴증권이 금융업종을 제외한 415개 상장사들의 지난해 결산실적을집계한 결과 전년에 비해 매출은 4.4분기에도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영업이익의 증가세는 둔화됐으며 특히 경상이익과 순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키움닷컴증권에 따르면 이들 상장사의 총매출규모는 지난 99년 342조3천억원에서 지난해 403조8천억원으로 18%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경우 99년 22조원에서 지난해 32조원으로 45.4%의 큰 폭 증가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1∼3분기 누적실적 대비 4.4분기 증가율은 21.2%로 4.4분기의 증가세가 이전 분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또 경상이익의 경우는 99년 12조4천억원에서 8조3천억원으로 33.1%가 줄었으며특히 1∼3분기 누적규모 대비 4.4분기 감소율이 53.9%에 달했고 순익 역시 전년대비18.9%의 성장세와 달리. 4.4분기에는 1∼3분기 누적규모보다 67.4%나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장사들의 4.4분기 실적악화는 경기악화로 기업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환율상승에 따른 환율관련 손실과 ‘회계대란’우려에따른 엄격한 회계처리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산업별로는 컴퓨터업종이 74%의 매출신장에 비해 영업이익은 15%나 줄어들어‘내실없는 성장’을 대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35%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한 정유업 역시 영업이익 증가율은 7%에 불과, 몸집성장에 비해 실속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주가 소속된 전자부품업종의 경우 매출은 전년에 비해 11%가 늘었으나 경상이익은 오히려 11%가 줄었고 1∼3분기 누적순익대비 4.4분기 순익증가율은 -44%에달해 반도체가 급락에 따라 지난해 연말타격이 상당했음을 보여줬다.

반면 대표적인 경기후행업종인 의류업종은 매출이 16%가 증가하고 경상이익과순익이 모두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종목별 매출증가율에서는 대상사료가 272.8%의 높은 성장률로 1위에 올랐고 그외 미래산업(225.3%), 한국합섬(198.3%)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SKC(1천440%)가 가장 높고 고려산업(809.3%), 덕양산업(737%)순이었다.

한편 순익증가율은 경남에너지와 동부건설이 각각 3천637.1%, 2천117%의 기록적증가율로 1,2위를 차지했고 동일제지(763.7%), 삼화전기(569.3%)도 높은 순익증가세를 나타냈다.

현대모비스와 조흥은행, 코오롱상사 등은 전년도 적자에서 대규모 영업이익 흑자로 반전됐으나 영업이익 흑자전환기업중 대우통신과 유화가 회계감사결과 의견거절 또는 한정의견을 받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자체 회계상 3조8천50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순익부문에서 흑자전환한 대우역시 감사결과 의견거절 또는 부적정의견이 제시돼 실적집계에 신빙성문제가 제기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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