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별세 이모저모] 청운동 자택

중앙일보

입력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청운동 자택은 22일 0시를넘기면서부터 빈소설치 준비로 부산해지기 시작했다.

현대 계열사 직원들은 빈소를 청운동 자택으로 결정한 직후 청운동 자택 정문앞 골목에 조명등을 설치하고 200m앞 대로변에서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이어 트럭 10여대를 통해 빈소 준비에 필요한 분양대와 철제 의자, 난로, 천막등 소품이 운반됐으며 김대중 대통령,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등 각계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속속 배달됐다.

이에 앞서 김윤기 현대건설 사장과 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 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 등 현대 관계사 중역진들은 전날 오후 11시 30분을 전후해 청운동 자택에 들어가 빈소 준비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숙의했다.

또 박세용 인천제철 회장도 새벽 1시쯤 빈소에 들어가며 "매우 안타깝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빈소를 둘러보고 나온 이계안 사장은 기자들에게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른다는 것은 평소 고인의 철학에 따라 검소하고 소박하게 장례를 치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최근 현대 계열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등 경제가 어려운 때에 청년한국을 건설한 정신적인 주춧돌이 무너져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명예회장의 정신을 기려 경제인 전체가 용기를 갖고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말했다.

이어 김재수 위원장도 눈이 퉁퉁 부은채 "만감이 교차할 따름"이라며 차를 타고 빈소를 떠났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시신은 이날 새벽 4시반께 빈소로 옮겨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빈소가 차려진 청운동 자택 앞에는 언론사 취재진 100여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정 전 명예회장의 영결식장이 고인이 거주했던 청운동 자택으로 결정되기까지는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가족회의에서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영결식을 갖자는의견과 계동 현대사옥에서 갖자는 의견이 맞서 약간의 실랑이를 거친 끝에 청운동자택으로 결정됐다는 것.

○...빈소가 차려진 정 전 명예회장의 청운동 자택에는 22일 새벽 1시50분께 한림의료기에서 제작한 플라스틱 유리관이 배달됐다.

사방이 투명하게 특수제작된 이 관은 장례기간중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냉동관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자택 거실에 마련됐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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