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한국 공략 나서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 휴대폰 메이커인 핀란드의 노키아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삼성전자(자사 주장 시장 점유율 48%)와 LG전자(25%)가 양분해온 국내 휴대폰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노키아는 21일 기존 이동전화용과 개인휴대통신(PCS)용 등 2종의 CDMA 휴대폰을 국내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7일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휴대폰 시제품을 공개하고, 판매 시기, 매출 목표 등 구체적인 국내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현재 이 회사는 한국 시장에서 판매할 휴대폰의 막바지 현장 성능 시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PCS 3사(016, 018, 019) 가입자는 5월에, 기존 이동전화(011, 017) 가입자는 6월쯤 노키아의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들 휴대폰은 노키아의 국내 협력업체인 텔슨전자가 납품한다. 텔슨전자는 이 덕분에 올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 등 기존 휴대폰 메이커들은 노키아의 진출에 대비해 애프터 서비스(AS)망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 무선마케팅사업부 조진호 부장은 "노키아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저가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며 "휴대폰 보조금 지급 금지로 이미 휴대폰 시장이 상당히 위축돼 있는 마당에 거대 업체가 진출하면 국내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 이라고 긴장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력은 국내 업체들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마케팅과 AS를 강화해 방어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세계 1위 업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국내에서 10% 이상의 시장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33.9%를 차지해 모토로라(12.7%)와 에릭슨(8.7%)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한편 국내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거대 외국 휴대폰 업체와 제휴한 중견 휴대폰 생산업체들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모토로라에 자체개발주문생산방식(ODM)으로 휴대폰을 납품하고 있는 어필텔레콤은 올해 일본과 중국에 1백20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역시 모토로라와 제휴 관계인 팬택은 올 매출을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어난 7천억원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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