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조심해, 중국” 한마디에 … 발끈한 중국인들 “상품 수입 끊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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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신이뎬(小心一点·조심하라).” 에드윈 라시에르다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의 이 한마디에 중국 대륙이 들끓었다. 필리핀이 미국에 해상 정찰기 P3C 지원 요청을 검토하는 건 도발이라는 중국 관영 언론의 4일자 보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를 비롯한 5일자 주요 신문과 큐큐닷컴, 시나닷컴 등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이 말을 비중 있게 다루며 반감을 드러냈다. 시나닷컴 웨이보(微博·마이크로블로그)에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필리핀 물건을 수입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입에 거미줄을 치게 해줄 수 있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구두 공방의 이면에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자리하고 있다. 양국 순시선들은 4월 이후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 영유권을 놓고 몇 달간 일촉즉발의 대치를 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그대로다. 필리핀은 최근 미국 정찰기의 도움을 받아 스카보러 섬을 정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분쟁은 여러 나라가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어 날로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베트남의 강경 대응이 두드러진다. 베트남은 최근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와 파라셀 제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중국명 시사군도)를 포함한 해역을 자국령으로 하는 해양법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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