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 대신 논 … 벼 자라는 중앙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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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구 중앙로 다랑이 논. 농촌 정취를 풍기면서 도심 더위도 식힐 수 있도록 대구시가 설치한 것이다.

대구시 중구 삼성금융프라자 앞 중앙로. 도로 가에 벼가 자라고 있다. 화분 형태의 고무 박스에 길이 20㎝ 정도의 벼가 바람에 하늘거린다. 이곳 외에도 엑스코·대구스타디움·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동대구역에서도 벼를 볼 수 있다. 대구시가 도심에 만든 ‘다랑이 논’이다. 다랑이란 산골의 계단식으로 된 좁고 긴 논을 의미한다.

 대구시가 벼를 화초처럼 도심 조경에 활용하고 있다. 시민에게 농촌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랑이 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많이 방출해 녹지공간 역할도 한다. 논 1만㎡에 심어진 벼는 이산화탄소 1만9467kg을 흡수하고 산소 14만1152kg을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심 다랑이 논의 전체 면적은 2000㎡다. 55×55㎝에 높이 45㎝ 짜리 고무 박스 2500개를 이용해 만들었다. 화분에는 흙과 물이 들어 있어 논에서 벼가 자라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만생종 벼를 심어 10월 말께 수확할 예정이다. 시는 전체 다랑이 논에서 쌀 400㎏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쌀은 이웃돕기에 사용된다. 이후에는 보리와 유채를 심는다. 시민들은 봄이면 파릇파릇한 보리와 유채를 감상할 수 있다. 보리 수확철인 6월이면 보리밭 길 걷기, 전통 보리떡빚기, 보리밭 포토존 등 다양한 행사도 열기로 했다. 대구시농업기술센터 이후분 도시농업담당은 “면적은 작지만 농촌 정취를 맛볼 수 있고 도심의 열기도 다소 식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면적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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