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반주 첼로 여행' 양성원 전국독주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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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양성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사진)이 최근 국내 무대에서 보여준 활동에는 황무지를 개간하는 농부 같은 꿋꿋함과 자긍심이 배어있다. 그는 음악세계를 넓고도 깊게 천착하려면 헤퍼토리의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잘 아는 연주자다. 또 자신의 음악을 기다리는 곳이라면 언제라도 지방으로 훌쩍 떠날 준비가 돼 있다.

그가 오는 15일 광주 문예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18일 오후 7시30분 서울 LG아트센터, 20일 오후 7시30분 대전 대덕과학문화센터에서 순회 독주회를 연다. 1996년 금호4중주단 멤버로 있을 때 무대에서 만나 줄곧 콤비로 활동해오던 피아니스트 문익주(서울대 교수)는 이번 공연에서는 객석에 앉아 청중의 한 사람으로 그의 연주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무반주 첼로'가 이번 공연의 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EMI 레이블로 발표한 데뷔음반에 수록된 헝가리 작곡가 졸탄 코다이(1882~1967)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1915년)와 함께, 이 곡을 낳게 한 원동력이었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2번 G장조와 제6번 D장조를 들려준다. 이번 공연은 바흐 서거 2백50주기를 기념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코다이의 작품은 '집시풍의 바흐' 라고나 할까. 하프나 치타르.집시밴드로 편곡돼 연주될 정도로 방대한 악상을 담은 작품으로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에도 흐른다.

양성원의 스승인 야노스 슈타커는 코다이의 작품을 널리 알린 주인공. 양씨의 연주도 '슈타커 류(流)' 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지만 치밀하고 정확하면서도 따뜻한 서정을 잃지 않는 양씨의 음악세계가 채색돼 색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양씨는 순회공연을 마친 후 24일 오후 1시 서울 오퍼스홀에서 후배 연주자들을 위한 매스터클래스도 마련한다. 02-543-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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