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TV영화] 에드 우드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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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산한 우화세계를 보여준 '가위손' (1990년), 그로테스크의 미학자다운 기괴함을 과시했던 '슬리피 할로우' (2000년) 등을 연출한 팀 버튼은 자신의 색깔이 강한 작가주의 영화를 고집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1억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배트맨' (89년)이나 블록버스터 '화성침공' (96년)같이 상업성을 가미한 영화도 그의 대표작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처럼 작가주의적 성향과 할리우드의 상업주의적 기질을 고루 갖춘 그를 사람들은 희귀하고 탁월한 괴짜 감독이라 부른다.

94년에 만든 흑백영화 '에드 우드' 는 팀 버튼이 영화에 대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찾아나선 작품으로 기발한 발상보다는 가지런한 형식이 돋보인다. 그의 작품 중 평단에서 가장 호평받은 영화로 꼽힌다. 어린시절 싸구려 공포 영화나 SF영화를 보러다니며 상상력을 키운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친 50년대 B급 컬트 영화감독 에드 우드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센 에드 우드(조니 뎁)는 유명한 영화감독이 꿈이다. 그러나 영화 수업을 정식으로 받은 적이 없는 그는 몽상가이자 여자 옷을 즐겨 입는 이상한 취미를 지녔다. 그러던 어느날 전설적인 배우 벨라 루고시(마틴 랜도)를 만나게 되고 천신만고 끝에 감독이 된다.

'가위손' '슬리피 할로우' 에서 팀 버튼과 호흡을 맞춘 조니 뎁과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마틴 랜도가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하워드 쇼가 작곡한 주제가는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원제 'ED Wood' . ★★★★☆

'알라모' (EBS 오후 2시)
알라모 수비대의 최후

서부극의 간판스타 존 웨인이 주연과 감독을 맡은 작품. 1961년 아카데미 음향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브라더스 포의 곡으로 유명한 '그린 리브스 오브 서머' 등의 삽입곡으로 골든 글로브 작곡상을 받았다. 7천여명의 대부대와 맞서 싸우다 1백80명 전원이 목숨을 잃은 텍사스 알라모 수비대의 전설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1836년 멕시코의 영토인 텍사스가 독립 선언을 하자 멕시코의 독재자 샌타 아나는 대규모 부대를 파견한다. 텍사스 민병대를 이끄는 샘 휴스턴 장군은 전열을 갖출 시간을 벌기 위해 알라모 수비대를 보내 대항케 한다. 1960년작.
원제 The Alamo. ★★★

'유로파 유로파' (MBC 밤 12시20분)
생존 위해 내던진 인간성

나치의 광기와 공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던 유대인 소년 솔로몬 페렐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다.

전쟁이 한 인간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수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페렐은 오로지 생존을 위해 소년 공산당원이 되기도 하고 유대인을 핍박하는 독일군이 되기도 한다. 유대인을 증오하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운명도 기막히다.

1991년 뉴욕비평가협회와 이듬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감독 아니예츠카 홀랜드는 '토탈 이클립스' 로도 국내에 소개됐다.
원제 Hitlerjunge Salomon. 주연 솔로몬 페렐.줄리 델피 등. 1990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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