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전문가들 "한국 국익에 별 도움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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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정부는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일 관계를 제3자 격인 미국이 논평하지 않는 것은 외교적 관례이기도 하다.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매체는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논란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한국의 국익을 위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교수(조지타운대 아시아연구소장)=지금의 독도 논쟁은 한마디로 양국 모두를 위해 파괴적인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과 일본 양쪽의 정치인들이 모두 이 문제를 이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동북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앞으로 중국과 일본의 도움이 모두 필요하다. 독도 논쟁은 일본 내에서 우익 정치인들을 떠오르게 만들고 있다. 양국 내에서 민족감정이 대두할 경우 일본의 우익은 이를 근거로 재무장을 향해 나아갈 명분을 찾을 것이다. 동북아의 누구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발비나 황(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지금 불거지고 있는 독도 논쟁은 역사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여당 정치인들은 이런 분위기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풀어야 할 수많은 과제를 제쳐두고 독도문제에만 전력투구하는 것 같아 이해하기 어렵다. 일반 미국인들은 북한에서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가고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같은 동족인 한국민들이 입을 다물고 있으면서 독도 문제에 대해선 모든 걸 다 걸고 나오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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