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의 정체는 뭘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인도의 구자라트주에서 강진이 발생해 1만8천명이 숨졌고, 중미 엘살바도르에서도 올들어 두번의 지진으로 1천1백66명이 죽었다. 역사상 최대의 인명 피해를 낸 지진은 1556년 1월 23일 중국 창안(長安) 대지진으로 무려 83만명이 사망했다.

지구촌을 공포에 떨게 하는 지진은 왜 일어날까. 우리나라는 과연 지진 안전지대인가. 두 차례로 나눠 알아 본다.

◇ 지진이란

지구 내부에서 급격한 지각 변동이 생겨 그 충격으로 생긴 파동(지진파)이 지표면까지 전해져 지반을 진동시키는 것이다. 진동의 정도(진도)는 균열이 발생한 땅 속(진원) 바로 위의 지표(진앙)부위가 가장 세고 그곳에서 멀어질수록 약하다.

◇ 지진은 왜 일어나고 어느 곳에서 발생하나

세계적으로 지진의 분포를 보면 특정 지역에 집중해 있다. 화산이나 큰 산맥들도 이 지역에 많다.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으나 대표적으로 판구조론을 들 수 있다.

남미의 동부 해안선과 아프리카의 서부 해안선이 잘 들어맞는 현상은 과거부터 수수께끼였다. 1912년 독일의 지질학자 알프레트 베게너는 이에 대한 설명으로 현재 지구의 각 대륙은 약 2억년 전에 판게아라는 하나의 초대륙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대륙이동설을 바탕으로 1960년대 후반에 등장한 판구조론은 현재까지 인정받고 있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의 표층인 암석권은 유라시아판.태평양판.북미판 등 10여개의 판으로 나뉜다. 이들은 서로 부딪치거나 밀고 때로는 포개지며 각각 매년 수㎝씩 점성이 있는 맨틀(mantle) 위를 이동한다.

지각판들의 운동은 그들의 가장자리 사이의 마찰에 의해 경계 부위에서 저항을 받는데 이는 두개의 벽돌을 맞대고 문지를 때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이치와 같다.

그러나 지구적인 힘이 판의 마찰 저항을 초과하는 수준에 이르면 갑작스런 미끄러짐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지진이다. 따라서 지진이 일어나기 쉬운 지역은 판의 경계 부근이다. 판과 판의 경계에서는 마그마가 분출하기 쉽기 때문에 지진 발생이 흔한 지역과 화산 폭발이 잦은 곳이 같을 확률이 높다. 결과적으로 이 이론은 판의 대규모 수평면 운동이 지진.화산.조산 활동의 원인임을 설명했다.

일본의 지진은 대다수가 태평양 쪽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판 경계 지진으로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과 충돌해 침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지진의 크기는 어떻게 나타내나

지진의 크기를 나타낼 때 절대 개념의 ''규모'' 와 상대 개념의 ''진도'' 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규모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방출된 에너지의 절대량을 표현한 것이고, 진도는 지진의 피해 정도를 나타낸다. 규모는 2.5, 3.7, 5.9 등과 같이 소수점 이하 첫째 자리까지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하고, 진도는 정수로만 표시한다.

지진의 규모도 측정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리히터 규모는 1935년 리히터가 최초로 고안한 지진 규모 측정 방법으로 지진 기록의 최대 진폭과 진원으로부터의 거리를 이용해 계산한다.

진도의 경우 국가에 따라 경험상 서로 다른 값을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은 피해 정도에 따라 진도 1부터 12까지 12등급으로 구분한 수정 메르칼리 진도(MMI)를 사용하며, 일본은 일본 기상청 진도 계급(JMA scale, 8등급)을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과거 일본 기상청 계급을 사용했으나 올부터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을 사용 하고 있다.

◇ 지진 발생시 어떤 느낌이 들고 어느 정도 지속되나

지진이 발생하면 처음에는 진동을 느낀다. 그리고 잠시 멈춘 것 같다가 다시 강하게 잡아당기거나 미는 것처럼 흔들린다.

이렇게 느끼는 흔들림의 크기는 지진의 크기와 진앙으로부터의 거리, 서 있는 땅의 지질학적 성질에 따라 다르다. 사막 지역은 화강암처럼 안정된 지역보다 시간적으로 세배 이상 흔들림이 지속된다. 건물 안에 있다면 건물의 높이와 건축 재료에 따라 같은 크기의 지진에 대해서도 느낌이 다르다. 작은 규모의 지진은 수 초밖에 느낄 수 없으며, 큰 지진도 채 1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더 자세한 지진 정보는 기상청 웹사이트(http://www.kma.go.kr/) 참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