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 가로채는 냅스터 없어져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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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인근 지역 감시 모임에서 방금 돌아왔다. 이 모임에서 필자는 새로운 범죄방지 전략을 제안했다. 이른바 "당신이 범죄자를 격퇴하지 못한다면, 냅스터처럼 된다"는 전략인데, 다음과 같은 2단계 방법을 사용한다.

첫째, 필자의 감시단 멤버들은 도난당하고 싶지 않은 소유물 목록을 만들어 집 앞에 게시할 것이다. 그 다음 도둑들을 경찰에게 맡기고 우리 목록에 있는 어떤 것도 제거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이른바 도둑에게도 의리가 있다는 말을 믿고 취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지난 주 냅스터 저작권 침해 소송에 대한 항소법원 판결을 보고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둘째, 만약 첫 번째 방법이 효과가 없을 경우, 우리는 범인들과 협상해 모종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지 살필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이 우리들 집에서 훔친 장물로부터 일정한 몫을 나눠 갖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냅스터가 지난 20일 음반산업에 대해 10억 달러 지불을 제안한 일에 착안한 것이다.

만약 이런 얘기가 독자들에게 부조리한 것으로 들린다면, 필자의 지역 감시단 멤버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솔직히 그들은 필자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도난 당하고 싶지 않은 물건 목록을 만들고 나머지는 방치해두거나, 도둑놈들과 협상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황당한 생각인가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계속 냅스터와 그의 지속적인 생존 노력을 신뢰해야 하는가? 메릴린 홀 페이텔 연방판사는 냅스터를 폐쇄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옳았다. 그녀의 판결이 관철됐어야 마땅하다. 힘없는 항소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저작권 소유자에게 부당한 처사였다. 설상가상으로, 항소법원은 저작권 있는 작품에 대한 노골적인 절도행위가 지속되도록 허용했다.

음반기업들이 냅스터로부터 보호돼야 하는 저작권 작품 목록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은 말도 안된다. CD에 있는 저작권 표시가 전혀 무의미하다는 말인가? 소규모의 독립 음반업체가 목록을 보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들의 음악은 아무렇게나 거래돼도 된다는 뜻인가?

이제 우리는 거절해야만 하는 전형적인 제안 사례를 갖게 됐다. 냅스터가 음반기업들의 저작권이 있는 재산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대신, 5년 동안 그들에게 10억 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한 사례다.

지금까지 이 협상 수용에 반색을 표시하지 않은 음반기업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냅스터와 함께 사업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과 협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 다시 인질로 잡힐까봐 단 한 번이라도 그들과 협상해서는 안된다.

냅스터는 잘못된 생각에 기초해 설립된 회사다. 이를테면 그들 자신이 남의 재산을 훔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필자는 냅스터가 사용자 커뮤니티 편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대신 우리는 냅스터가 얼마나 빠르게 자기 자신의 잘못을 무사히 모면하려고 골몰했는지를 목격해왔다.

투자자들이 타인의 소유물을 훔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는 기업들에 투자해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막는 법이 있어야 한다. 유죄판결 받은 중죄인이 책을 써서 부자가 되지 못하도록 막는 그런 법 말이다.

독자들이 음반 기업들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알 바 아니다. 필자도 누구 못지 않게 그들을 싫어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작품을 훔치는 일을 정당화시켜주지 않는다.

우리가 지적재산과 정직한 사업관행을 보호하길 원한다면, 냅스터를 본보기로 처벌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냅스터를 P2P의 선구자로 보지만, 필자에게는 범죄단체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냅스터는 사라지는 것이 마땅하다

독자들이 내 생각을 변화시키지 못하듯이 필자도 독자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필자에게 말해주기 바란다. 냅스터는 사라져야 하는가? 저작권 보호와 지적재산 소유권 원칙의 침해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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