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차오친후이 '두번째 동양특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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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희망, 로키스의 미래'

대만 출신의 우완 강속구 투수 차오친후이(20)가 미국의 권위있는 야구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Baseball America)가 선정한 콜로라도 로키스 유망주 톱10 랭킹에서 당당 1위에 올랐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22일(한국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로키스 유망주 10인의 순위와 그들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소개하는 가운데 아직 싱글A 이상의 단계에서도 뛴적이 없는 차오를 지난해 8위에서 이번엔 가장 높은 순위에 올려 놓으며 그의 빅리그 스타로의 성장을 예고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매년 발표하는 이 팀별 유망주 톱10 랭킹은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스카우팅 및 선수 육성 담당자들의 견해가 반영된 것으로 유망주를 평가할때 가장 자주 인용될 정도로 높은 신뢰도를 자랑한다.

아시아 출신으로 이 랭킹에서 1위에 오른것은 이번이 두번째. 같은 대만 출신으로 99년 캘리포니아리그(하이클래스 싱글A) 최초의 30홈런-30도루 선수였으며 지난시즌 더블A에서 뛰었던 첸친펭이 2000년 LA 다저스 유망주 랭킹에서 1위에 올랐었다. 한국출신으로는 박찬호(다저스)와 최희섭(시카고 컵스)이 각각 96년과 2000년 구단 유망주 랭킹 2위에 올랐던 것이 최고 순위.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팀별 유망주랭킹에서 1위 자리를 거쳐간 대표적인 스타들로는 켄 그리피 주니어(88,89년), 알렉스 로드리게스(94,95년), 마이크 피아자(93년), 데렉 지터(94년)등이 있다. 그러나 투수로서 1위에 랭크됐던 선수들이 타자들에 비해 큰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점은 차오로서도 참고할 부분이다.

차오는 베이스볼 아메리카외에도 올해초에는 스포팅 뉴스(The Sporting News)의 '내셔널 리그 각팀별 최고 우완투수 유망주편'에서서 그리고 얼마전에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방송인 ESPN에의 '로키스 마이너리그 리포트'에서도 로키스 최고 유망주로 꼽혔었다.

지난 시즌 애쉬빌 투어리스트에서 24경기에 선발등판, 145이닝을 던져 11승8패, 방어율 2.73 볼넷 40개, 탈삼진 187개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그는 탈삼진 부문 리그 공동 2위 및 방어율 부문 4위에도 올랐다.

로키스 유망주편을 담당한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트레이시 링골스비 기자는 차오를 장래 에이스감으로 격찬했다.

"차오는 99년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3승 무패, 23이닝 무실점을 그리고 이어 열렸던 2000년 올림픽 지역예선을 겸한 아시아 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15탈삼진 완봉승을 기록한 후 당시로선 구단 기록인 2백2십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로키스가 계약한 첫 아시아 출신의 선수가 되었다."며 먼저 그의 입단전의 화려했던 경력을 소개한 링골스비 기자는

이 185㎝, 82㎏의 대만 젊은이의 지난시즌에 대해 "차오는 프로 첫등판때부터 타자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그가 이룩했던 업적가운데 퓨처스 게임 대표, 소속팀 애쉬빌의 팀 MVP, 리그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올스타 그리고 리그 그해의 투수 선정이 있다."라며 그가 범상치 않은 한해를 보냈음을 강조했다.

기자는 이어 차오의 장점에 대해 "차오는 확실한 강속구 투수이다. 그의 직구는 93-94마일을 꾸준히 유지하며 슬라이더와 커브는 이미 빅리그급에 도달했다. 그의 직구는 빠르면서도 가라앉는 특징이 있다. 또한 그는 몸쪽공과 스트라이크를 자신있게 던질줄 안다."라며 빠른볼의 구위가 위력적이지만 그가 그것에만 치우치지 않고 변화구 구사에 있어서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기자는 "차오는 집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의 체인지업은 구위는 뛰어나지만 그는 아직 그것을 완전히 구사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언어를 포함하여 미국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그가 빅리거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기술적인면과 문화적인면에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란 진단을 내렸다.

그의 미래에 대해서는 "차오는 빅리그에서 제1선발이 될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그가 차세대 로키스 에이스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자는 또 차오가 2001년 더블A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로키스가 그에게 문화적으로 적응할 시간을 좀더 주길 원할경우 하이클래스 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시즌 그가 마운드에서 보여줬던 활약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고려할때 비록 경미한 수준이었지만 팔꿈치 부상을 격기도 했던 차오에게 앞으로 부상이라는 변수만 없다면 '대만의 박찬호'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쿠어스 필드라는 불변의 변수를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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