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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재벌, 인터넷신문 인수 언론계 파란 예고

중앙일보

입력

홍콩의 반중 언론재벌인 지미 라이가 창간 1년만에 파산 위기에 직면한 대만의 인터넷 신문 명일보 인수를선언, 대만 신문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홍콩경제일보는 22일 홍콩의 반중국 대중지인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를 운영해 온 라이 회장이 창간 이래 연속 특종을 터트려 온명일보가 재정 압박을 견디지 못해 최근 정간된 뒤 ''기자 150명 접수'' 등 인수안을 제시, 성공적인 인수 여부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라이 회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명일보측과 인수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라이 회장은 이어 "1억2천만 홍콩달러(한화 약180억)를 투자해 대만판 ''넥스트''지를 발간할 계획이며 필요시 추가 자금 투입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 대만 언론계에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라이 회장은 명일보의 취재 및 편집 인력을 조속히 받아 들여 5월 중으로 예정된 창간 준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경제일보는 현재 대만 언론들이 "진지 구축과 병기 손질 등 결전태세" 속에라이 회장과의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감가'' 전략 등 독특한 경영수법으로 홍콩의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켜 온 라이 회장의 대만 진출에 대한 경계심이 한창고조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라이 회장은 빈과일보 창간 후 가판신문 가격을 크게 내려 시장 진입에 성공한 데 이어 99년에도 자신이 운영하다 최근 파산한 대형 유통체인 ''에드 마트''에 감가 전략을 구사, 홍콩의 대형 슈퍼마켓들의 ''가격경쟁''에 불을 붙인 바 있어 대만의신문, 잡지계도 라이 회장 진출시 한바탕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의 유명 주간지인 ''특종 보도''는 5월 창간 예정인 대만판 ''넥스트'' 주간지가 88대만달러(한화 약 3천200원)에 시장을 파고 들 것으로 예상되자 가격을 138대만달러에서 99대만달러로 대폭 인하하는 등 이미 ''라이 회장 유령''이 대만 신문.잡지계에 들이 닥쳤다고 신문은 논평했다.

반면 라이 회장이 한 때 합작 대상으로 점 찍었던 일간 ''경보''의 한 고위 간부는 홍콩경제일보 회견에서 "넥스트지(지)의 경영관리 문화 및 수법이 대만 미디어 환경과 확연히 다르다"면서 대만시장에서의 행동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라이 위기론''을 일축했다.

한편 대주주 런바오(인보)를 비롯한 3개사가 합자한 자본금 1억4천만대만달러(한화 약 50억원) 규모의 명일보는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의 왕다오한 회장의 ''양안 관계'' 발언 등 정치,경제,군사, 양안관계 등에서 잇단 특종 쾌거를 이룩, 중화권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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