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 묶고, 인기남 엮고 … 흥행몰이 US오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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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US오픈이 14일 밤(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인근 올림픽 클럽(파70)에서 개막한다.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조 편성을 재미있게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이 W로 시작되는 타이거 우즈와 리 웨스트우드, 톰 왓슨을 한데 묶은 일이 있다. 매너가 썩 좋지 않은 선수들을 한 조로 묶기도 한다. 일반 대회에서는 거물 선수 눈치를 보느라 조 편성에 장난을 하기 어렵다. 그러나 메이저대회를 여는 USGA는 힘이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타이거 우즈는 필 미켈슨, 버바 왓슨과 한 조로 경기한다. 미국에서 인기가 가장 높은 세 선수를 한데 묶었다. 세계랭킹 1위를 다투고 있는 영국 선수들인 로리 매킬로이와 리 웨스트우드, 루크 도널드도 한 조다. 롱 퍼터를 쓰는 애덤 스콧(호주), 키건 브래들리, 웹 심슨(이상 미국)이 함께 경기한다. US오픈에서 우승을 한 비(非)미국 선수들인 제프 오길비(호주), 어니 엘스(남아공),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도 한 조에 넣었다. 한국의 최경주(42·SK텔레콤)는 양용은(40·KB금융), 김경태(26·신한금융)와 함께 경기한다.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있지만 그 외엔 대단한 성적을 내지 못해 “운이 좋아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는 평을 듣는 스튜어트 싱크, 루카스 글로버(이상 미국), 트레버 이멜먼(남아공)도 한 조에서 우열을 다퉈야 한다.

 USGA는 올해는 유달리 수퍼스타들을 한 조로 묶어놨다. 그러나 효과가 있으리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최고 선수들은 라이벌 의식이 강해 한 조에서 경기하면 일찍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주요 선수가 성적이 나쁘면 1, 2라운드 흥행을 높이려다 정작 중요한 3, 4라운드 흥행이 망가지게 된다. 우즈는 미켈슨과 견원지간이다. 매킬로이와 웨스트우드도 트위터로 대판 말싸움을 벌인 사이다. 최경주와 양용은도 라이벌 의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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