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큰 삽화, 비주얼이 글을 짓누른 느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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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호 30면

재미가 없다? 6월 3일자 옴부즈맨 칼럼에서 제기된 주장이다. 그 이유를 찾았다. 최근 들어 중앙SUNDAY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탓이다. 중앙SUNDAY는 시사와 교양이 적절히 어우러진 고품격 신문이다. 한 주의 사건을 심층적으로 보도해 사회 흐름에 대한 독자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 아쉽게도 6월 3일자엔 ‘시사 길잡이’로서의 특징이 사라졌다. 한 주의 주요 사건을 정리하고 다가오는 주를 예측하는 리뷰·프리뷰 면도 없었다. 기획을 제외하고 이슈를 다룬 기사는 ‘미국 증시 급락’뿐이었다. 교양이 시사를 덮다 보니 신문이 주는 감성은 늘었지만, 한 주를 명쾌하게 정리했던 미덕이 증발했다. ‘아!’ 하는 감탄은 없고 ‘음…’ 하는 끄덕임만 있는 셈이다.

독자 옴부즈맨 코너

고정 코너의 진부함도 문제다. S매거진을 포함해 자그마치 14개였다. 필진이 다양한 건 좋다. 그러나 독자의 호불호도 분명하다.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관심 없는 칼럼은 그냥 넘기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독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필자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변화’ 말이다. 정해진 코너의 성격이야 바꿀 순 없겠지만 문체를 바꿔본다든지, 기발한 형식을 도입한다든지 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은 “변화하는 종(種)만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늘 새로움을 갈구하는 독자를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

‘한국 사회 대논쟁’은 방송사의 토론 프로그램을 연상시킨다. 사회를 관통하는 담론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중요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포맷이 친절하다. 필자는 담겨 있는 논거를 수업에 활용해 호평을 받았고, 면접 때 좋은 점수를 얻기도 했다. 보수·진보 성향 전문가를 2대 2로 맞춘 중립성도 돋보인다. 앞으로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면토론을 통해 바람직한 사회를 견인하는 코너가 됐으면 한다.

중앙SUNDAY의 기획기사는 알차다. 구속영장 발부 기준의 애매함을 다양한 그래프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많은 자료와 취재원을 검토하며 발로 뛴 흔적이 그대로 녹아 있어 신뢰감을 줬다. 그렇다고 보는 맛에만 신경써서도 안 될 터다. 중앙SUNDAY는 너무 예쁘다. 형형색색의 커다란 사진과 그림이 많다. 자연히 글보다는 그림에 눈길이 간다. 콘텐트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내용을 압도하는 ‘주객전도’다. 삽화가 너무 커서 글의 내용이 줄어든 듯한 인상도 준다. 결국 중요한 건 내용이다. 지면 배분을 할 때 콘텐트 비중을 늘려야 하는 근거다.

천안문 사태 23주년을 맞아 흔들리는 덩샤오핑의 권위를 짚어보고 현재 중국의 분위기를 담은 기사는 시의적절했다. 수퍼파워로 부상한 중국은 향후 세계질서를 재편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안정을 기치로 내건 중국은 천광청 망명 사태, 보시라이 부패 스캔들 등의 변수로 혼란을 겪고 있다. 조그마한 변화도 인접한 우리에겐 큰 불확실성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번 호에서 보듯 중앙SUNDAY는 국제뉴스도 중요도에 따라 앞쪽에 배치하는 안목 있는 신문이다. 앞으로도 국내 이슈에 머물지 말고 국제사회 변화도 더 적극적으로 포용했으면 한다.



박세환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칼럼니스트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인턴으로 활동했다. 기자라는 꿈을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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