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신무림제지 업무제휴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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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석유화학.섬유.제지 등 7개 업종의 자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인쇄용지 분야의 1, 2위 업체인 한솔제지와 신무림제지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자재를 공동 구매하는 등 포괄적 업무제휴에 합의했다.

두 회사의 업무제휴는 제지업종의 과잉생산 문제를 선도업체간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로, 산업자원부가 구조조정 유도에 나선 이후 첫번째 가시적 성과로 꼽히고 있다.

한솔제지 차동천(車同千)대표와 신무림제지 이원수(李源洙)대표는 6일 호텔신라에서 전략적 제휴 조인식을 갖고 앞으로 국내외 영업.구매.물류 등 업무 전반에서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간 업무제휴의 구체적 내용은 ▶펄프 등 원자재 공동구매 ▶물류공동화를 통한 비용절감 ▶해외시장 공동마케팅 및 수출창구 단일화 등이다.

두 회사는 이와 함께 환경사업과 e-비즈니스 사업에도 공동 진출할 계획이며, B2B(기업간 상거래)사업을 위해 현재 두 회사가 서비스중인 쇼핑몰 공동운영 및 시스템 정보교환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한솔제지 車대표는 "이번 업무제휴가 공급과잉과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쇄용지 시장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신무림제지 李대표는 "이번 제휴의 목적이 두 회사 뿐만 아니라 제지업 전체의 수익성 및 경쟁력 향상에 있는 만큼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와 제휴를 확대해 나가겠다" 고 말했다.

두 회사는 그러나 "후발업체 인수.합병이나 생산시설 및 인원 감축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고 밝혔다.

현재 대형 및 군소업체 30여개사가 연간 2백50만t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인쇄용지 시장은 생산량 중 1백80만t정도만 수출과 내수로 소화되고 있어 연 70만t정도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최근 들어서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동남아에서 현지업체들이 생산에 뛰어들고 있어 수출물량과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1999년 세계 1위업체인 미국의 IP(International Paper)가 12위 업체인 유니온 캠프를 인수하는 등 M&A(인수합병)나 제휴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 노력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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