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태권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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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태권도를 국제 민간 외교에 활용하고 있다.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이라크의 청소년 선수와 코치 등 모두 13명의 태권도 선수단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15일까지 열흘간 미국 국가대표 태권도팀과 훈련을 함께하는 등 스포츠 교류를 한다고 밝혔다. 미 국가대표 태권도팀에는 한국계 코치가 포함돼 있다.

 이라크 선수들은 이 기간에 워싱턴 내 또래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서머캠프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국무부 내 교육문화국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세계 각국과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스포츠 유나이티드(sports united) 프로그램의 하나다. 국무부는 2003년 스포츠 유나이티드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래 60개국에서 선수 1000여 명을 미국으로 초청했으며 미국 선수 220명을 50개국에 보냈다고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스포츠 유나이티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말한 ‘스마트 외교’ 활동의 하나”라며 “이라크 내에 널리 확산돼 있는 태권도를 매개로 민간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쟁의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라크의 경우 야구·축구 등의 기반이 열악한 대신 태권도 열기는 뜨겁다”며 “이번에 선수 11명과 코치 2명 등 태권도 선수단을 초청한 것을 계기로 이라크 측과 민간 교류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타지키스탄과도 태권도를 매개로 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12명의 여자 선수단을 초청, 메릴랜드주 태권도 협회와 연결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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